시민단체 "마일리지 소멸 부당" 소송냈으나 1·2심 패소
법원 "미사용 마일리지 회계상 채무로 인식돼 소진 필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가 대한항공과 아사이나항공을 상대로 낸 마일리지 지급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항공사들은 지난 2008년 회원 약관을 개정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008년 7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10월부터 해당약관을 적용해 2019년부터 유효기간이 지난 마일리지는 순차적으로 소멸됐다.
이에 소비자주권은 2019년 2월 소멸한 마일리지를 다시 지급해달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소비자주권은 "두 항공사의 회원약관이 소비자의 마일리지 사용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불공정한 조항"이라고 주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제활동을 통해 적립한 재산으로 마일리지를 소멸시키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항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마일리지는 재산권이 인정되기는 하나 부수적인 '보너스'로 부여되는 것으로 사업자인 항공사와 이용자 간의 합의에 의해 변경 및 제한도 가능하다"며 "유효기간이 없는 경우 누적된 미사용 마일리지가 모두 회계상 채무로 인식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유효기간은 운용에 있어 합리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고객들이 적립한 마일리지가 늘어날수록 항공사들의 부채가 늘어나게 돼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악화하므로, 항공사들로서는 마일리지를 적정한 기간 내에 소진시킬 사업상 필요가 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마일리지의 유효기간 제도를 통해 얻는 이익에 상응하는 만큼 고객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정황이 보이기도 하나, 이익의 불균형이 사적 자치의 한계를 일탈해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