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자회사 통해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 기부
GM, 포드, 도요타도 100만 달러 기부...벤츠는 동참 안 해
WSJ "관세 위협하는 트럼프와 우호적 관계 맺으려 노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1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현대차 관계자들이 지난해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보좌관들과 접촉해왔으며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취임식 기금에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트럼프의 취임 기금에 각각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WSJ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압박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이 트럼프와의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최대 20%의 보편 관세에 더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자신이 집권 1기에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마저 뒤집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무역 전문가들은 멕시코나 캐나다에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이 크게 상실될 수 있으며 외국산 부품을 많이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관세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프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부품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4000억원)에 달하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은 약 3000달러(약 440만원) 인상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트럼프 측근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취임 전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대표이사인 호세 무뇨스 사장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어 현대자동차 경영진이 트럼프의 취임식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높다고 첨언했다.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 취임식 전 며칠 동안 내각 임명자와의 리셉션, 트럼프와 멜라니아가 참석하는 '촛불 만찬' 등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티켓 6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대변인은 WSJ에 "트럼프 취임 기금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밝히면서 "현대차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자동차 회사들의 기부 행렬에 동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대변인은 "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을 축하하며 차기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취임 기금에 기부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