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쿠바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국제 테러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제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국제 테러 행위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쿠바의 테러지원국 지정에 대한 재검토와 관련해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출범 이래 미국의 대쿠바 정책은 쿠바 국민이 자유롭게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인권 존중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도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또한 "쿠바 제재와 관련한 헬름스-버튼 법의 제3조에 대해 6개월 동안 면제한다고 의회에 통보하고, 2017년 쿠바 정책에 관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 5호를 폐지했다"면서 "쿠바 정부로부터 조만간 다수의 정치범을 석방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쿠바 정부와 가톨릭 교회 간의 지속적인 대화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 국민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조언해 준 많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1982년 3월에 남미 내란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으나 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2021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쿠바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면서 북한, 이란, 시리아 3개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았다.
한편 쿠바 정부는 미국의 발표 직후 다양한 범죄로 수감된 553명을 석방하겠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4년 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정치범들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쿠바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의 조치는 제한된 성격이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며 "가톨릭 교회가 중재한 회담에 따라 수감자는 점진적으로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감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BBC는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은 수감자 석방 외에도 미국-쿠바 간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이를 통해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의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CNN, BBC 등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이 같은 조치는 번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2기 정부의 국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가 쿠바에 대한 제제를 지지해 온 점을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