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주주 승인 받아 사내이사 취임해 책임경영 하라"
"비핵심자산 매각해 빚 같아야...이마트 취임 후 9개월 새 순차입금 1조원 증가"
"이사회 획기적 업그레이드...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 선임" 강조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은 15일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을 전량 매입한 정용진 회장을 향해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축소 집중', '사내이사 취임해 책임경영'을 하라고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을 내고 "빚이 많은 기업은 금융부채 상환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주가 상승이 불가능하다. 빚 청산과 거버넌스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용진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어서 경영 실패, 차입금 누적 등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 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정 회장은 모친인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보통주 278만7582주)를 약 2141억원에 전량 매수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인수가는 주당 7만6800원으로 9일 종가(6만4000원) 대비 20% 높게 책정됐다.
포럼은 이에 대해 "지배주주간 거래는 프리미엄에 체결되어도 일반주주가 매도할 수 가격이 아니므로 큰 의미가 없다"면서 "이번 거래가 3월 중순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9%에서 29%로 증가한다"고 짚었다.
신세계그룹이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 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포럼은 강하게 반박했다.
포럼은 "정 회장이 지난해 3월 8일 취임한 후 이마트 순차입금은 9개월 사이 1조원 증가해 12조원을 넘었다"며 "총차입금 14조2000억원에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1000억원을 빼면 순차입금은 12조1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가치 중 금융부채 87%, 시총 13% 구조는 시장이 이마트 재무 상태와 현금흐름을 매우 걱정한다는 의미"라면서 "7배의 순차입금·시총 배수는 비정상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정 회장이 이번 거래로 지출하는 현금은 주당 7만6800원(PBR 기준 0.2배)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입금까지 부담하는 것이므로 정확한 인수 가격은 기업가치 기준 대략 14조원 또는 주당 51만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포럼은 "매매가 10억원 아파트 사는데 내 돈(Equity) 1억3000만원만 지불하고 8억7000만원은 은행에서 빌린(Debt) 셈"이라면서 "아파트는 내 명의이지만 매매가격은 10억원이고 9억원 가까운 빚은 결국 갚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지난 5년간 이마트 주주는 많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지난 5년간 이마트 주가는 46%, 10년간 70% 폭락했는데 이는 정 회장의 방만한 경영, 차입에 의존한 수많은 M&A 실패, 쿠팡 등 이커머스 대응 전략 부재 등에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포럼은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하려면 올 3월 주총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 사내이사로 취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 축소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이사회의 획기적 업그레이드, 밸류업계획 발표 및 주식보상을 통한 얼라인먼트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우선 포럼은 "그동안 정 회장은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경영 실패, 차입금 누적 등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 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올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 승인을 받아야 실질적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한 "와이너리같이 정 회장 개인 취미나 기호에 따른 인수는 회사 자금이 아닌 개인 돈으로 하는 것이 맞다"며 이를 위해선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은 모두 정리해 차입금 갚고 본업에 집중해야 재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정 회장과 부모에 대한 급여 및 상여금 지급이 적절한지 선관주의 입장에서 재검토해야한다"고도 촉구했다.
포럼은 이와 함께 "이사회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 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들은 모두 정리해 차입금을 갚고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고 주식보상을 통해 얼라인먼트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대표이사 포함 임직원 보상에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같은 주식보상을 포함해 주주, 이사회와 얼라인먼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