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의 역습… 차 한 잔 마셨을 뿐인데 이런 일이?

티백 사용이 건강에 미칠 잠재적 위험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부 티백에서 방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티백에서 높은 수준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돼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바르셀로나 자치대, 이집트 소하그대, 독일 라이프치히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3종의 티백을 실험한 결과, 플라스틱 재질 티백에서 평균적으로 높은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된다고 밝혔다.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티백에서는 차 한 잔(100mL 기준)에서 약 1200억 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반면 셀룰로스 기반 티백에서는 방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염색해 인간 장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이 장 세포에 흡수되고 일부는 세포핵까지 침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염증성 장 질환, 대사 장애, 심혈관 질환 등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또는 식물성 재질로 만든 티백은 비교적 안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티백의 소재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차를 마실 때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잎차 형태로 우려 마시는 방법을 권장했다. 티백을 사용해야 할 경우, 흐르는 물에 티백을 헹궈 사용하는 것도 일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경고했다. 플라스틱이 자외선, 마찰 등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미세 플라스틱은 식수, 식품 등을 통해 인체로 유입될 수 있다. 이는 면역 체계와 대사에 변화를 일으키고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케모스피어에 게재됐으며, 플라스틱 사용이 일상 생활 속 건강에 미칠 영향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