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세균 감염증 환자 2017년 5717건→2023년 3만8405건
요로감염·신우신염 환자, 항생제 관행적 처방으로 내성 높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성락 의정부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항생제 다제내성균 요로감염의 효과적 통합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토론회는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슈퍼박테리아로 불리는 문제의 세균은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장내세균(CRE)이다. CRE 감염증은 중증 감염이나 다제내성균 감염증 치료에 주로 쓰이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는 장내 세균감염 시 쓸 수 있는 '최후의 항생제'로 꼽힌다.
CRE 감염증 환자 신고 건수는 2017년 5717건에서 2023년 3만8405건으로 5년 새 5.3배 증가했다. 지난해 1~6월에는 2만5533건이 신고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5년 새 37명에서 633명으로 17.1배 늘어났다. 지난해 1~6월에는 439명이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암 사망자가 820만명, 항생제 내성균 사망자는 1000만명으로 예측했다.
항생제 내성의 증가는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 교수는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8위를 차지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요로감염·신우신염 등에 걸린 환자의 경우 치료시 항생제가 필수적이다 보니 이미 내성이 많이 생긴 상황이다. 2017년에 요로감염 환자의 소변 표본에서 조사한 결과, 퀴놀론계 항생제의 내성은 42.9%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성현 전남의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로감염병 환자들에 대한 항생제 처방은 경험적 항생제 선택이 주로 발생하는데, 이때 최신 내성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생제 내성균을 보관하는 '균주 은행'을 전국 10곳에 설립해 특성을 분석하고 유전체를 분석해 백신과 진단 도구 개발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해웅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는 항생제 내성균 원인 요로감염의 비항생제 치료 접근 필요성을 말했다. 그는 "요료감염은 항생제로 75%의 환자가 치료를 받지만, 25%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며 "이는 내성균뿐만 아니라 세포 내부로 숨어드는 균주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임동훈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회장은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에는 항생제 내성 감시 체계가 돌아가지만 1차 의료기관은 그렇지 않다"며 "동네의원 감시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