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공수처, 수사기관 존재감 과시 외 관심 없어...기가 찰 일"
"국가 외교안보와 내치 등 대통령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조차 없어"
윤 대통령, 20일 오전 10시 예정 공수처 조사 불출석…"강제구인 검토 중"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측 김홍일(오른쪽), 석동현 변호사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처를 내린 것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복직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는 현직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눈과 귀, 생각할 자유까지 막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20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직무와 권한에 복귀할 때를 대비해 권한 중지 기간에도 시시각각 진행 중인 국내 상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석 변호사는 "일개 수사관의 일문일답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지만 자기들의 존재감 과시 외에는 관심이 없는 그 수사기관은 수사권을 앞세워 대통령에 대해서 변호인 외에는 당분간 가족 기타 외부인 접견도 못하도록 금지했다고 한다. 정말 기가 차는 일"이라고 공수처를 비판했다.
이어 "복직할 때를 대비했을 때 권한정지기간 중의 행동이나 정보접근반경을 과잉 억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이는 국익면에서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 부처 일 관리도 바쁜 선임 장관 한 명이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구치소 내 제한된 TV 방송 뉴스시청 외에는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면 이는 엄연한 현직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돼 권한 정지됐을 당시에도 청와대에서 참모들이나 필요하면 국무위원들로부터 최소한의 보고를 받고 필요한 사람을 만났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는 도대체 국가의 외교안보와 내치 등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고 군 통수권자 역할을 하는 대통령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인식조차도 없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무지와 무모함이 국제사회 10위권 문명국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점이 믿기지가 않는다. 누군가가 될 다음 대통령은 그러면 누구로부터 국정을 인수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탄핵심판 주체인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탄핵 소추 심판에 방어권 행사나 기타 변론심리가 충실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통령의 신체자유 구속이 온당한지 여부에 대해서 살펴야 할터인데도 단 한마디 목소리를 내지않았다"며 "엄중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대한 현재 처우나 수사와 직결된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권한 직무정지 상태도 빨리 풀 수 있도록 효력정지의 가처분을 즉시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공수처는 전날(19일) 서울구치소에 수용 중인 윤 대통령이 변호인을 제외한 사람과 접견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인 김건희 여사를 포함한 가족과 외부 인사들은 윤 대통령을 접견할 수 없다.
공수처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대한 접견금지 조치는 기소 전까지 적용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공수처 조사에도 다시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구속된 이후 두 차례 공수처의 소환에도 불응하면서 공수처는 강제구인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에선 강제 구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전날 구속영장 발부 11시간 만인 오후 2시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더 할 말이 없다"며 불응한 바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구치소 방문 조사보다 강제구인을 유력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구치소 현장조사를 완전 배제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