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IPO 재도전... 이번에는 성공할까?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이 기업공개(IPO)에 다시 도전한다. 지난해 10월 고평가 논란으로 인해 상장을 철회한 이후 3개월 만에 몸값을 낮춰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재개했다.

이번 IPO에서 제시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6000~3만1800원으로, 지난해 10월 첫 공모 당시(3만9500~5만1800원)보다 약 35% 낮아졌다.

이에 따라 적정 시가총액도 3조1431억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기존 4조5560억 원 대비 약 1조40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서울보증보험은 내달 20일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3월 5~6일 일반 청약을 거쳐 3월 중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다.

상장 성공을 위해 주주친화 정책도 강화했다. 23일 이사회를 통해 2024년 회계연도 결산배당금을 2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 공모가 기준 10% 내외의 배당수익률에 해당한다. 또한, 향후 3년간(2025~2027년) 매년 2000억 원 규모의 총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분기 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완료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IPO를 통해 서울보증보험의 적정 시장 가격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적자금 회수를 원활히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보증보험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기관 정상화를 위해 예보가 투입한 10조2500억 원의 공적자금 중 현재까지 4조3483억 원을 회수했으며, 미회수 잔액은 5조9017억 원에 달한다.

예보 측은 공적자금 관련 기금의 청산 시점이 2027년 말로 가까워진 만큼, 서울보증보험 지분의 단계적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한다.

IPO 이후 지분 10%를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수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줄여나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영권 지분' 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서울보증보험의 IPO 흥행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최근 공모주 시장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IPO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케이뱅크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해 상장을 철회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상장한 코스피·코스닥 기업 48개 중 24개 기업이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LG CNS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98.8%의 주문이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면서 흥행에 성공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반응에도 LG CNS의 성공적인 수요예측 사례가 나온 만큼, 서울보증보험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낸 이번 공모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시장 친화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성공적인 상장과 지속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