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 25%, 중국 10% 적용
맞대응 시 관세 인상 등 보복 조항 포함
블룸버그 "대미 무역흑자 8위인 한국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예고한 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추후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한국과 대만 등에 대해서도 관세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제경제비상권한법은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우리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라고 적었다.
관세 부과 조치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원유를 비롯한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캐나다는 석유, 전기, 천연 가스 등 미국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이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휘발유와 가정용 난방유 가격 인상을 최소화히기 위해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상대국이 미국에 대해 관세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관세율을 더 올리거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보복 조항도 포함돼 있다.
보복 조항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는 공화당 지역인 플로리다산 오렌지, 테네시주 위스키, 켄터키주 땅콩버터 등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는 "우리는 이제 반격할 수밖에 없다"며 "캐나다는 니켈을 비롯해 에너지, 우라늄, 칼륨, 알루미늄 등 미국이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미국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멕시코는 여러가지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국가와 협상할 때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며 "멕시코 경제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침착함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동맹국에까지 예외 없이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국의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가장 큰 국가 중 8위를 차지하고 있어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의 지난해 연간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556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