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이 내놓은 미국의 가자지구 소유 및 재건 계획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이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이 내놓은 미국의 가자지구 소유 및 재건 계획에 관해 대내외적인 비판이 쇄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이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가자지구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묻는 말에 "모두가 그것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는 현재 미국 내에서부터 중동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어지는 비판의 목소리와 비교되는 발언이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즉각 성명을 내 "지역에 혼란과 긴장을 일으키는 계획으로 간주한다"며 "필요한 것은 국민에 대한 점령과 침략의 종식이며 이 땅에서 몰아내는 것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지도부 또한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땅, 권리, 신성한 장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가자지구는 서안과 동예루살렘과 함께 팔레스타인 국가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 방안에 강력한 반대를 표하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없이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통해 '두 국가 해법'을 지지했다.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의 바드르 압델라티 외무부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총리 모하마드 무스타파와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를 떠나지 않고 재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호주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으며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에서 추방하는 것은 국제법에 위반됨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크렘린궁은 "이 사안의 해결은 '두 국가 해법'에 기초해야 한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명시된 원칙이자 대부분의 국가가 공유하는 입장"이라고 짚었다.
국제기구들 또한 인도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으며 미국 내 민주당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USA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자 지구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그들을 민족으로서 파괴하는 것과 같다. 가자는 그들의 고향"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제안은 20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자지구에서 쫓아내는 것"이라며 "필요할 시 '소유'한다는 것은 사실상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라고 비판했다.
앨 그린 하원의원은 탄핵 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날 하원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인종 청소는 반인류적 범죄"라며 "가자지구의 불의는 미국에서 정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일시적 휴전에 합의하면서 황폐해진 가자지구 재건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4일(현지시간)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take over)할 것"이라는 폭탄 발언을 냈다.
그는 이날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기타 무기의 무력화를 책임지고 땅을 다지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금 가자지구에서는 살 수 없다"며 "다른 대체 지역이 필요하며 사람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