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서 反트럼프 시위 확산…연이은 강경정책에 호감도 하락

'#50501' 운동 조직…50개주서 한날에 시위

이민, 성소수자 강경책에 반대 목소리 커져

유거브 "호감도 지난주 51%에서 48%로"

최측근 머스크 비판도…‘DOGE 월권’ 지적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시위자들은 불법 이민자 단속, 성소수자 권리 축소, 그리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등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AP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미네소타, 미시간, 텍사스 위스콘신, 인디애나 등 각 주 의사당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를 든 시위자들이 집결했다.

'프로젝트 2025'는 미국의 보수적 지향의 정치 및 정책 단체들이 도입한 계획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는 문서다. 여기에는 강력한 이민 정책, 세금 개혁, 규제 완화, 전통적인 보수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사회 정책 등이 포함된다.

이번 시위는 온라인에서 '#buildtheresistance'와 '#50501' 해시태그를 통해 조직된 운동으로 이번 행정부의 초기 정책에 저항해 50개 주에서 한날한시에 50개 시위를 벌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즉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강경 정책과 성소수자 권리를 제한하는 등 여러 분야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시위 또한 늘어가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 2일에서 4일 사이 미국인 1천60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도가 지난주 51%에서 48%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비호감 응답은 48%로 같았다.

미시간주 랜싱의 주 의사당 앞 시위에 참석한 한 주민은 "우리가 이를 막지 않고 의회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反트럼프 시위에 참석한 또 다른 주민은 "미국이 어떻게 될지 두려운 마음에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했다"라고 말했다.
머스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아무도 머스크에 투표하지 않았다""왜 일론이 우리의 사회보장 정보를 가지고 있는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행정부의 '정보효율부'(DOGE) 수장으로 머스크를 지명한 가운데 DOGE가 각종 현안에 관여하면서 '월권'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DOGE가 미국 정부의 결제 시스템에 관여함으로써 사회보장, 의료보험 정보에 관한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같은 날 텍사스주 오스틴 시내에서도 시위자들이 거리를 행진했으며 애틀랜타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덴버에서는 시위가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작전과 맞물려 일부 시위자들이 구금되기도 했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수백 명이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대하며 주 의사당 앞에 집결했다. 전날인 5일(현지시간)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남성과 여성만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과 결을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오늘부터 남성과 여성, 두 성별만 존재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DEI(Diversity-Equity-Inclusion) 정책으로 인한 역차별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