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퍼스AI [사진=네이버 주식시황]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한마디가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AI) 시장에 불을 지폈다. 특히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의료AI 기업인 템퍼스AI를 1000억 원 넘게 사들이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주(2월 3~7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의료AI 기업 템퍼스AI를 6905만 9408달러(약 1006억 원) 순매수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종목 중 테슬라, 엔비디아, 알파벳(구글)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순매수 규모다.
템퍼스AI는 조직검사, 액체생검 등 진단 사업과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 판매, AI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대표적인 의료AI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진단 부문에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솔루션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학개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배경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영향이 크다. 올트먼 CEO는 지난 4일 한 간담회에서 "AI가 과학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질병 치료 같은 분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오픈AI의 케빈 웨일 최고제품책임자(CPO)도 "의료 분야 혁신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에서는 오픈AI가 의료용 챗GPT 개발을 검토 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템퍼스AI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5000억 달러(약 665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수혜주로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템퍼스AI 주식에 대한 콜옵션 매수 거래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 열기가 더해졌다. 실제로 템퍼스AI의 주가는 올해 들어 105% 이상 급등했다.
글로벌 의료AI 시장의 기대감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로노이는 올해 들어 47.88% 상승하며 의료AI 대표주로 자리매김했고, 제이엘케이(9.82%), 뷰노(9.30%), 루닛(7.37%)도 동반 상승했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 AI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승인을 받아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닛은 AI 기반 의료 영상 분석과 암 진단 솔루션을 개발 중이며, 바이든 정부 시절 출범한 '캔서X(CancerX)'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 가시성 부족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 전환 시기가 도래할 예정으로, 오픈AI의 의료용 챗GPT 개발 기대감이 국내 의료AI 기업들의 주가에 상당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