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과 시중은행들이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이 다시 한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직.간접적인 규제가 많으면 한 달에 2~3개씩 쏟아지다 보니 시중은행의 여신담당자들마저 헷갈리는 것이 요즘 주택대출 규제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DTI 확대 적용 방안은 예외조항이 많아 본질을 파악하기 힘들 뿐더러 기존에 쏟아진 LTV(담보인정비율)와 복수대출 규제까지 얽히면서 소비자들은 말 그대로 규제의 홍수 속에서 익사 일보 직전이다.
◇ LTV 규제 = LTV란 은행들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할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 대비 최대 대출가능 한도를 말한다.
즉, LTV 한도가 40%라면 담보물 시가의 40%까지 대출한다는 얘기다.
LTV 규제는 현행 주택대출규제의 근간이라고 보면 된다.
은행에서 대출한도를 설정할 때 우선 LTV 규제를 통해 한도를 산출한 후 DTI 등 여타 규제를 적용한다.
현행 LTV 규제는 은행.보험사의 투기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LTV를 40%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만기 10년을 초과하면서 6억원 이내인 아파트담보대출은 서민층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해 LTV 한도를 60%까지 예외 적용한다.
원래는 만기 10년을 넘으면서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LTV 한도를 60%까지 적용했지만 이같은 조항이 규제의 우회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감독당국이 지난해 11.15대책을 통해 해당 예외조항을 폐지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사.여신전문사 등)에 적용되는 LTV도 11.15 대책 이후 50% 이내로 제한되고 있다.
◇ DTI 차등 규제 = DTI란 연간소득에서 대출금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 부채의 이자 상환액을 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원래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신규 구입자금대출에 대해서만 40%로 적용됐지만 3월부터 적용대상이 넓어진다.
우선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의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기존의 DTI 40%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6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기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신규대출도 DTI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또 시가 6억원 이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액이 1억원을 넘을 경우는 DTI를 40% 안팎, 5천만원~1억원 이하면 60% 안팎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이 5천만원 이하이면 DTI가 적용되지 않으며, 국민주택 규모 이하(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시가 3억원 이하인 아파트는 대출금이 1억원을 넘어도 DTI가 60%까지 예외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시중은행들이 이번에 발표된 모범규준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의무는 없지만 평소 관행으로 볼 때 대부분 은행들이 거의 원안대로 따를 가능성이 크다.
◇ 복수대출 규제 = 이와는 별도로 올해 발표된 1.11대책도 시행된다.
1.11대책은 동일차주가 투기지역 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을 2건 이상 받고 있을 경우 1건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이다.
복수의 담보대출 중 처음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건에 대해 1년 내에 상환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복수대출에 대한 규제는 2005년 6.30대책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신규취급기준으로 동일 차주에 대한 투기지역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1건으로 제한하되 주거이전 목적의 일시적 2주택자는 1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처분하도록 유도한다는 예외조항을 달았다.
즉, 6.30대책이 신규취급분 복수대출에 대한 규제였다면 이번 1.11대책은 기존 대출자에 대한 보완대책인 셈이다.
이밖에 2005년 8.30대책은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미혼자녀 명의로 대출을 받아 투기지역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또 미성년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을 금지하고 기존대출은 만기도래 때 1년 유예기간 부여 후 전액 회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