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통상 대표, 20일(현지시간) 美상무 등과 회동
“車 관세 포함해 논의…美와 충돌 격화 막을 것"
EU 美빅테그 규제 관련 협의 의향도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및 기타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사진 로이터>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 및 기타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19일(현지시간) "관세를 인하하는 것, 심지어 산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것까지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자동차 관세를 포함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팀과 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으며,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인,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 자문과 회동할 예정이다.
EU "무역전쟁 피하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셰프초비치 위원은 "EU는 미국과의 관세 충돌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EU도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양측이 불필요한 보복 조치로 고통받지 않도록 이 같은 시나리오는 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EU의 부가가치세(VAT)와 같은 조치를 문제 삼아 미국과의 무역을 방해하는 파트너 국가들에 '상호주의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유럽을 겨냥한 자동차 관세 인상을 검토하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EU의 10% 관세 인하 촉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협상 카드는 美LNG·무기 구매 검토…보복 조치도 준비
EU는 또한 무역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무기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버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은 "EU는 트럼프 1기 때와 같은 보복 관세를 다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당시 약 70억 달러 규모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을 때, EU는 보복 관세로 대응했는데 당시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 오토바이, 리바이스(Levi Strauss & Co.) 청바지 등이 표적이 됐다.
이후 2021년 양측이 관세율 할당제를 도입에 합의하고, EU는 보복 조치를 중단하면서 무역 갈등이 완화됐다.
하베크 장관은 "당시 EU의 대응은 특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주(州)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며 "EU는 언제든 맞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EU "빅테크 규제, 미국 기업 차별 아냐"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날 EU의 '빅테크(big tech)' 규제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EU의 규제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EU의 빅테크 규제가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