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 내 공급 차질 우려로 1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1주일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사진 로이터>
러시아와 미국 내 공급 차질 우려로 1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1주일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아울러 시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강행하는 가운데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 완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20센트(0.3%) 상승해 배럴당 76.04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0센트(0.6%) 오른 72.25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2월 11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BNP파리바의 알도 스판저 상품 전략가는 "시장은 러시아, 이란, OPEC이라는 세 가지 주요 변수 속에서 방향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발표된 제재와 실제 시행된 제재의 영향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크라스도나르 지역에 있는 크로포틴스카야 송유관 펌프 스테이션이 공급 차질을 겪으면서 공급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유출량은 30-4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30%의 감소는 하루 38만 배럴의 시장 공급이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혹한이 원유 공급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북다코타 송유관 당국은 "북다코타주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최대 15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일정 또한 주시하고 있다. IG마켓의 토니 사이카모어 분석가는 "OPEC과 러시아·카자흐스탄 등 동맹국들이 4월로 예정된 생산량 증대를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 정책 재개를 밝히며 이란의 원유 수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유가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나 일각에서는 협상 타결로 인해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가 완화되어도 공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원유 공급이 급증할 가능성은 작다"며 "현재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OPEC+의 하루 900만 배럴 생산 목표에 따라 제한되고 현행 제재는 원유의 수출 목적지에 영향을 미칠 뿐 전체 생산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동에서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2단계에 대한 간접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며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이 소비재 가격 상승을 유발해 글로벌 경제를 위축시키고, 이에 따른 연료 수요 감소로 유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존재하며, 특히 무역 및 이민 정책 변화의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가 최대 고용 수준을 유지하는 한 인플레이션이 더 안정적으로 목표 수준에 수렴하는 것을 보고 난 후에야 추가 금리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