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간 종전 협상을 두고 우크라이나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 받았다. <사진 로이터>
미국의 종전 협상 진행 방식을 두고 우크라이나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의 충돌이 종전 노력을 어렵게 만들며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그림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허위 정보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부르며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별 볼 일 없는 코미디언인 젤렌스키가 미국을 설득해 3천500억달러를 쓰게 하고 결코 이길 수도 없고 일어날 필요도 없었던 전쟁에 나서게 했다"며 "젤렌스키는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시작한 것이라는 발언을 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또한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진실되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언급하며 "양국의 관계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악화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미국 외교 정책에서 주목할 만한 순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판이 미국을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구축한 국제 동맹 및 파트너를 거부하는 국가로 만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같은 권위주의자들과 타협을 모색함에 따라 미국의 외교 정책을 급격히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로이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안보 불안이 확대되면서 러시아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논리 중 하나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선출된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불법적이라는 주장과, 러시아가 그의 자리를 친러 성향의 국가 지도자로 대체하려는 오랜 희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전쟁 중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치를 경우 공정한 결과 도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지역 내 혼란을 가중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는 정확하게 러시아가 원하는 그림"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4%라고 주장했으나 키이우 국제 사회학연구소(KIIS)가 수요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는 57%로 나타났다. 연구소 관계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좋은 수치"라고 평가하며, 젤렌스키가 여전히 정당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AP통신은 이러한 상황이 러시아를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반기며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는 "트럼프는 젤렌스키에 대한 불만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일간지 코솜몰스카야 프라우다는 "트럼프가 젤렌스키의 불만을 무참히 깎아내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