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자동차주 급락
현대차·기아도 미국 증시 영향 받아 하락세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에 대해 25%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유럽 증시에서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 이후 유럽 증시에서 독일 폭스바겐 주가는 2.83% 하락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1.66%, 프랑스 르노는 2.40% 내렸다. 미국 증시에서도 푸조, 피아트, 지프, 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의 주가는 2.11% 하락했다. 일본 도요타의 주식예탁증서(ADR) 가격도 2.16% 내렸다.
미국 대형 자동차업체 중에서는 한국에서도 공장을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가 0.69% 하락한 반면 포드는 0.54% 상승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자동차 관련 주식이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19일 각각 1.75%와 1.17% 상승했지만 20일 오전 9시 53분 기준 각각 0.98%, 1.26%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자동차 무역에서 국가별 대미 흑자 규모는 멕시코가 411억 달러(약 59조원)로 1위다. 일본은 354억8000만 달러(약 51조원)로 2위, 한국은 328억9000만 달러(약 47조원)로 3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151억4000만 달러(약 21조원)로 4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관세 이슈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북미 시장 매출 비중은 29%로 혼다(39%)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닛산, 포르쉐, 기아도 각각 28% 수준으로 뒤를 잇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입 비중이 높다. 워즈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91만여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차량은 35만여대였다. 기아도 지난해 79만여대를 판매했으나 현지 생산량은 35만여대에 불과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중국 시장의 경쟁 격화와 유럽의 환경 규제 강화 속에서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일본,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수출보다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WSJ은 아시아와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트럼프의 관세 예고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고 전했다. 향후 트럼프의 정책 기조가 구체화되면 자동차 업계의 대응 방향도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