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분 분산 매각 고려 안해"
론스타가 최소의 배당금으로 비난 여론을 피하면서, 동시에 매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실행했다.
검찰 수사로 궁지에 몰린 론스타가 배당금을 최대한으로 늘려, 조기에 탈출을 시도할 것이라던 예상과는 전혀 반대의 선택이다.
◇ 주당 1천원 배당의 의미
외환은행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주당 1000원(총 6449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키로 결의했다.
주당 1000원은 외환은행 보통주 액면가(5000원)의 20%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기준 배당수익률은 7.23%에 불과하다.
또 당초 최대 1조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길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외환은행 지분 64.62%를 보유한 론스타가 배당금으로 받는 돈은 416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배당가능 이익금 총액은 1조 9657억원으로 배당금 지급 비율은 32.8%.
지난해 국내외 증권사들은 론스타가 최소 500원에서 최대 2700원까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대부분 주당 2000원 이상의 배당을 예상했었다.
◇ 론스타, 최소 배당 왜 선택했나
론스타가 이처럼 예상 범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배당을 선택한 이유는 먼저 배당을 통해 투자자금을 조기에 회수할 것이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검찰의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 결과 발표 이후, 많은 사람들은 론스타가 서둘러 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고 손쉬운 방법으로 배당을 선택할 것으로 점쳤다.
론스타가 배당가능 이익의 100% 현금배당을 통해 최대 1조 20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길 것이라는 식이었다.
그렇지만 론스타는 고배당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일단 피해갔다.
금융감독당국이 배당 규모가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시하겠다고 밝혔던 상황에서 굳이 고배당을 고집할 이유도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도 투자이익 극대화가 최대 목표인 사모펀드 입장에서 매각가격을 떨어뜨리는 고배당을 실시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더구나 배당금의 경우 15.0%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로서는 외환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우선으로, 자산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배당금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도 이날 발표 이후 "주당 1000원의 배당 이후에도 업계 상위수준인 12.4%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 비율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특히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달리, 론스타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지분 분산 매각은 검토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론스타는 지분 분산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론스타는 당장의 높은 배당금 보다는 높은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 하에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결정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