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담긴 포고령 못봤다' 진술한 합참 간부 "임종득 연락에 압박감 느껴"

"대통령 서명 들어간 계엄 포고령 1호 보지 못해"

박안수, 계엄 해제 건의에 "일머리 없다" 질책

사전에 따로 만나자는 임종득 제안에 "압박감" 느껴

대통령 서명이 빠지는 등 계엄 포고령의 절차적 하자를 발견한 실무자가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해제를 건의하자 계엄 사령관에게 질책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권영환 전 합동참모본부 계엄과장(대령)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4번째 청문회에서 "포고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서명이 들어간 계엄 선포문, 그러니까 공고문이 있어야 하는데 서명이 들어간 계엄 포고령 1호(공고문)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합참 계엄과는 계엄 및 내란과 외침, 테러 등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합참 계엄과는 관련 규정에 따라 대통령 서명이 들어간 공고문을 국방부로부터 전달받아 법무처 등 관련 부서 협조를 얻은 뒤, 계엄사령관 결재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다음 공고해야 한다.

권 전 과장은 이어 "서명이 들어간 포고령(공고문)은 못 봤고 계엄이 끝나갈 즈음에 다른 곳에서 서명이 안 된 복사본은 본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은 비상계엄이 해제 의결된 이후 박안수 당시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에게 "법령상 즉시 계엄을 해제하도록 돼 있다"라고 말했으나 박 전 사령관은 "그런 걸 조언할 게 아니라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일머리가 없다"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2차 계엄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던 박 전 사령관의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아울러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 측이 권 과장을 직접 만나서 압박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권 과장은 임 의원 측으로부터 사전에 따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아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고 정상적인 절차대로 하길 원한다고 했다"며 "압박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임 의원은 "우리 보좌진이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대면 설명을 요구했다"며 "대면 설명 요구서를 국방부를 통해 전달했고, 본인이 먼저 전화해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질문한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