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본부세관 산하의 세관이 14개에서 15개로 늘어난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으니 다름 아닌 도라산통관장에 근무하고 있는 서울세관 직원들입니다.
도라산 통관장은 고성 통관장(1월 29일 세관승격)과 함께 지난 2002년 12월에 육로를 통한 남북교역이 시작되면서 동시에 업무를 시작했지만 이번에 고성통관장이 먼저 세관으로 승격된 반면 도라산 통관장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관으로 승격된다고 직원들이 뭐 좋을 것이 있겠냐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도라산 통관장에 근무하는 15명의 직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현재 서울세관에서의 파견업무 형식을 벗어나 별도의 세관이라는 기관에 속하게 돼 소속감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또한 시설에 대한 지원이 생기면서 서울에서 파주를 넘어 국경에 있는 통관장으로 출퇴근 하는 '장거리 여행'에서 현지출퇴근으로 편리해질 수 있습니다.
사실 후자의 이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도라산 통관장에 파견된 15명의 서울세관 직원들의 집은 상당수가 서울이나 일산이어서 새벽에 출근하고 퇴근은 일반적인 일과 종료시간 이전에 하는 특이한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세관으로 승격되면 인력도 증원될 것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활성화와 함께 증가하고 있는 인력수요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세청에서도 이러한 사정을 알기 때문에 지난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직제개편과 인력증원을 행정자치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도라산은 '통관장'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행자부는 이에 대해 크게 세가지로 이유를 들어 도라산의 세관승격을 '불허'하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남북관계의 불안함에 따른 개성공단의 불확실성이고 둘째는 통관의 기본 요건인 세관(관세청), 출입국관리(법무부), 검역(농림부, 보건복지부)의 3박자가 동시에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세관만 먼저 세울 수 없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끝으로는 각 정부부처별로 직제와 인력증원을 요구하는 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예산문제 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성세관이 비슷한 상황에서 승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세 번째 이유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에따라 관세청은 굴하지 않고 올해 안에 '도라산세관 만들기'를 위해 지속적인 요청을 할 계획이지만, 행자부도 '올해는 어림없다'는 입장이어서 도라산 통관장으로 장거리 출퇴근하는 세울세관 직원들은 좀더 참고 견뎌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