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국정 중심에 서라'는 건 일종의 모욕"
"정치적 중립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야당 대선후보 비방과 관련 "야당 후보 비판하지 말라고 하는데 제발 나를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야당 후보 비판설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강 대표의 '대통령이 한나라당 후보를 비판하는 이야기는 삼가달라'는 요청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선거 전략으로 나를 공격하는데 예를 들어 '국정파탄', '잃어버린 10년' 등 이런 식으로 하는데 공격하지 말아달라"며 "정치적으로 공격하면 정치적으로 답변하고 정책으로 공격하면 정책차원으로 대답할 것이다. 먼저 부당하게 공격하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정 중심에 서서 민생과 경제와 안보를 잘 마무리 해 달라'는 강 대표의 요구에 대해 "대통령보고 국정 중심에 서달라고 하는 건 일종의 모욕"이라며 "국정을 열심히 하는데 계속 그런 주장을 하는 건 일종의 '기본도 안된 사람'이라는 불신을 깔고 하는 것이다. 예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치적 중립 요구에 대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은 정치인이므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다"면서 "정치적 중립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현대 정당 정치의 현실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가자"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선거운동은 안하고 있고 안 할 것"이라며 "정당의 당적문제 불문하고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 할 테니 선거관리 공정관리 해달라고 그만 해달라. 지금까지 (공정하게 관리)하지 않은 것 없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불공정 관리가) 있다면 공정관리를 하라고 할 만 하지만 현재는 없다"며 "이는 마치 전과도 없는 사람에게 자꾸 '도둑질하지 마라' 하는 것과 같은 정치공세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내각에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의 당 복귀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의원들의 내각 복귀 문제는 본인들이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도 인사의 덕목"이라며 "누구보고 내려오라고 하는 건 간섭"이라고 말했다.
10년∼20년 정책시행에 대해 노 대통령은 "(임기가) 1년 남았다고 (좋은 정책을)접는 것이 국가에 득이 되겠냐"면서 "그러면 한나라당은 5년 짜리 정책만 할 것이냐. 하나의 정책을 준비하고 펴내는 대는 4∼5년 걸린다. 5년짜리 정책만 하면 나라 망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