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와 의정부시가 수백만원을 들여 교육청과 경찰서, 소방서 등 다른 관공서 미혼 공무원들의 '미팅' 행사를 잇따라 열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市)는 오는 13일 오후 5시 의정부컨벤션센터에서 시청 직원과 경기도 2청, 시교육청, 소방서, 경찰서, 법원 등 관내 미혼 공무원 남녀 각각 50명씩 100명의 신청을 받아 '미혼 남녀 연분 찾아주기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행사 내용은 디너파티, 커플댄스, 그룹별 순환 대화미팅, 스탠딩 와인파티, 마스코트 교환, 공개 프로포즈 등으로 관련 예산 550만원은 시가 전액 지원한다.
이에 앞서 포천시는 지난해 11월 아도니스호텔에서 미혼 공직자 30쌍을 대상으로 결혼전문 알선업체에 진행을 맡겨 스탠딩 파티와 커플댄스 등 비슷한 내용의 공직자 미팅 행사를 가졌으며 예산 800여만원은 시가 모두 부담했다.
포천시는 특히 지난해 행사에서 반응이 좋았다며 오는 5월에도 같은 행사를 한번 더 갖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 관계자는 "기업에서 직원 후생복지 차원에서 비슷한 행사를 갖고 있는 점에 착안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직원들이 행사를 통해 정주의식을 갖고 애향심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포천시 관계자도 "직원들이 생활여건이 나은 다른 지자체로 옮기는 경우가 잦아 이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행사를 가졌다"며 "지난번 행사를 통해 10여쌍이 만나고 있는 등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상을 공무원으로 한정시킨데다 근무시간에 예산까지 지원해가며 행사를 갖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의정부시 민락동 주민 장모(50)씨는 "시가 결혼 알선업체도 아니고 호화판 행사로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공무원들만 대상으로 한 것도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문제로 최근 야근 수당을 불법으로 타먹고 연금조정에는 반대하는 공무원들의 이기주의적 행동과 맥을 같이 하는 한심한 작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