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냉정하게 이야기 하면 올려야 된다"
"남·북 정상회담, 이뤄지기 어려울 것-북한 개혁·개방 믿는다"
"당적보유 장관 교체 안해, 현재 장관들 그대로 갈 것"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인터뷰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취임 4주년을 맞아 한국인터넷신문협회와 특별 인터뷰를 갖고 정치·외교·경제 전반에 걸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 "양도세 때문에 이사 못간다고?-틀린 주장이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세금 문제와 관련해 "양도소득세 부담 때문에 이사를 가지 못한다는 등의 주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주장의 논리는 '부동산 정책을 흔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퍼뜨린 것'으로 규정한 뒤 "양도세 문제를 거론하는 집단이 가진 집을 표준으로(5억원∼10억원 수준)양도세 실효세율을 계산해 보니 실효세율은 10% 내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사를 가는 이유가)종부세 부담 때문 아닌가. 그렇다면 집 값이 비싼 동네가 아닌 집 값이 싼 곳으로 가야 맞다"며 "양도세 때문에 이사를 못 가겠다는 것은 결국 비싼 곳에서 비싼 곳으로 이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종부세, "냉정하게 이야기 하면 올려야 된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49억원 짜리 집의 종부세가 3700만원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재산세 부담률이 (미국의 평균 재산세율인)1%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세부담이)정의로운 미국 수준으로 가자면, 유럽 복지국가 수준으로 가자면 냉정하게 이야기해 종부세를 더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종부세를 부담하지 않던 사람한테 세금을 내라니까 큰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보유세 부담률은)미국보다 낮다"며 "종부세 해당되는 사람들도 전체 국민의 2%가 되지 않고 앞으로 종부세 해당자가 많아지지 않게 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민노당에서 부유세를 만들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종부세가 부유세와 비슷하게 되어 가고 있다"며 "종부세는 사회적 형평성 높이는데 아주 적절하다. 능력에 따른 부담이 조세정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비싼 집 가진 부자들이 세금 좀 더 내서 다 함께 가는 희망 한국이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부동산 정책, "단기처방보다는 공급확대 지속"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지금 시점은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공공부문을 통한 대폭적인 공급확대쪽으로 (정책의 초점이)맞춰져 있다"며 "현재 재원마련 문제가 남아 있지만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은 안정되는 것이 좋다. 적어도 물가 인상률이나 금리 수준 이상으로는 절대 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서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정 수준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노 대통령은 "심각한 징후가 나타날 경우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단기적 처방보다는 국민 주거복지를 위한 공급확대 정책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정책은 시장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거복지 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남북정상회담 이뤄지기 어려울 것...북한 개혁·개방 믿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한 질문에 "북한은 개혁·개방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북한도 제 정신을 가지고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이외에 아무런 길이 없기 때문이다. 개방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개혁·개방은)속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핵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것은 개혁·개방과는 별개로 사방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반드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이익이 크다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상황 전개에 따라 지금이 이뤄질 수 있는 때이고 만나서 할 일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손을 내밀겠지만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당적 가진 장관들, 가급적 바꾸지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명숙 총리 사퇴 이후 내각 구성과 관련해 "정치적 내각보다는 실무적 내각을 꾸리는 것이 맞다"며 "(당적을 보유한 일부 장관들이)지금까지 공정성을 해칠 만큼 정치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 당적을 보유한 장관들을 가급적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재 장관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냥 가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선후보자들과 관련해 노 대통령은 "올바른 가치를 말하고 대안이 분명한 정책을 말하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올해 대선의 쟁점이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 시기, 그 사회의 공론이 쟁점을 이끌어 줘야 한다"며 "우리 나라로 치면 그동안 경험과 많은 인적자원을 축적한 큰 언론들이 올바른 쟁점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언론들을 보면)경마 하듯이 누가 몇 %, 이런 것만 하기 보다는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조명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