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2일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관련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1년간 벌여온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1년 전부터 검찰과 함께 손·발을 맞춰 론스타를 향해 칼을 뽑아들었던 감사원이었기에 이날 감사결과에 큰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최종감사결과는 별로 후한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몇 십 페이지에 달하는 최종감사 결과에 담겨 있는 말이라곤 '금융감독위원회에 맡긴다'와 '주의', '관련법 정비 촉구' 가 골자였기 때문.
감사원은 금감위가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외환은행의 인수자격을 승인한 것은 불법이라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면서도 승인 취소 등의 결정은 금감위에 떠맡겼다.
물론 감사결과에 대해 권고 수준 밖에 할 수 없는 감사원이지만 불법매각이 확인됐고 이를 위해 론스타와 담당 공무원들이 해온 행각까지 낱낱이 밝혔다면 승인을 무효화 할 수 있는 결정권을 금감위로 돌려버린 것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취소해야 한다'는 권고라도 했어야 옳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이제 금융권과 정치권은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금감위 조차 "법원 최종 판결에 따르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결국 최종 판단은 법원 판결에 맡겨졌기 때문.
즉 법원이 취소 처분을 내릴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 경우의 수를 점쳐야 하는 형국이 된 것이다. 1년간의 감사 결과가 결국 경우의 수를 따지도록 만든 것 뿐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또한 감사원은 김석동 당시 금감위 국장, 양천식 전 금감위 상임위원 등 외환은행 매각 관련자 11명 전원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솜방망이 수준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징계시효가 넘었다는 말로 대변했다. 그러나 '주의' 조치는 1년 전에도 할 수 있었던 일이고 지금까지 시간을 끌 필요도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민들은 외환은행 매각관련 업무를 부적절하게 처리한 정부 기관과 공무원들이 '이번에도 역시 잘 넘어가네'가 아닌 불법한 일을 저지르면 정부 기관이든 고위 공무원이든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는 엄격한 잣대를 보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