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부담되면 강남주민들은 집 팔고 이사가면 된다"는 권오규(權五奎) 경제부총리의 15일 발언을 놓고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공방을 주고 받았다.
한나라당은 강남이라는 특정지역을 겨냥한 차별화 발언이라며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에 열린우리당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혹세무민"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공방의 이면에는 종합부동산세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정책에 대한 양당의 근본적 입장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유기준(兪奇濬) 대변인은 16일 논평에서 "집 없는 서민도, 집을 가진 사람들도 다 같은 국민"이라며 "서민을 차별화해서도 안되지만 강남에 집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해서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권 부총리가 이사 운운하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책임회피성 발언"이라며 "권 부총리는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심재철(沈在哲) 홍보기획본부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론적 얘기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로 생긴 부담이 국민들에게 떨어지는 것으로, 세금폭탄"이라고 지적했다.
심 본부장은 "권 부총리가 강남 집 팔아 분당으로 이사가면 된다고 했는데, 교육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학교도 삽으로 떠서 보내줄 것이냐"고 반문하고 "세금폭탄이 봄철 전월세로 전가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정책의 안착을 위해 주택을 다수 보유한 사람들에게 과세를 더하는 것은 정책의 기본 골간"이라며 "권 부총리의 발언은 강남지역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예를 들어 얘기한 것이며, 서민들까지 대상으로 한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이것을 서민들의 문제로 까지 확대하려고 하는 것은 혹세무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진표(金振杓)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2005년 8월 여야가 합의해 통과시킨 사안을 놓고 이제 와서 다시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흔들림 없이 일관성있게 추진돼야 하며, 또다시 세금 경감.완화조치를 취하면 부동산 문제는 경제의 암초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우(李基宇)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정책의 흔들림없는 추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부동산 후속입법을 서둘러 마무리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신당모임의 변재일(卞在一) 의원은 "정부가 당초 종부세를 도입할 때 추정한 숫자보다 상당히 많은 숫자가 과세대상이어서 안타까운 면이 없지 않지만 종부세는 부동산 시장안정을 위해 중요하다"며 우리당과 보조를 같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