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준 연구원, 자본시장 활성화 위해 가계자산→주식·펀드로 전환 필요
정부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로 구성된 가계의 자산을 주식 및 펀드 등 투자형 금융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금융연구원 한재준 연구원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중 심포지엄에 참석 '금융제도 및 금융거래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정부는 이러한 장기 주식투자 등에 대해 세제혜택 부여 등으로 간접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자산운용사의 펀드운용에는 운용규모의 영세성, 펀드의 난립, 높은 단기물 비중 등 문제점이 있다"면서 "정부는 펀드의 대형화와 장기물 비중제고도 함께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은행들은 대기업의 대출수요 감소, 가계대출 증가세의 둔화현상으로 새로운 자산 운용처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면서 "은행들은 자산운용처 확보와 수익성 증대를 위해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해 여신을 제공해 금융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의 활성화와 관련 한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함께 자본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며 국가 및 기업에 장기자금을 공급하는 중요한 금융시장"이라며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경우 고유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원인은 투자신탁회사 및 은행이 발행 회사채수요의 8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회사채시장의 수요기반 다양하지 못한 것"이라며 "정부는 회사채 수요기반 확충을 위해 민간신용보증회사 도입, 고수익·고위험 펀드에 세제혜택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연구원은 증권업 관련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은행들은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쳐 대형화되면서 안정성과 수익성이 크게 향상되었다"면서 "그러나 증권업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2차례에 걸쳐 구조조정이 실시되었으나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2006년말 현재 우리나라는 외국증권회사 지점을 포함해 총 54개의 증권회사가 영업중이며 기관의 난립과 자본금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가장 바람직한 이상안은 증권회사 간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겠지만 아직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자발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할 유인과 자본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이 경우 차선책으로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은행계열 증권사를 투자은행으로 육성하는 방안이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 연구원은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에 대해 "외국자본의 국내진출은 허용을 원칙으로 하되 투기 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진출자본의 자격을 엄격히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