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분야에서는 특히 미국측이 우리금융감독의 불투명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우리 감독규정 제·개정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금감원에서 운영중인 민원평가 시스템이 외국보험사에게 불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점 등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보험분야에서 우체국보험과 4대공제(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의 불공정 경쟁문제 및 미국측 보험업계의 요구사항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금감위·원은 이에 대해 "미국측이 제시한 문제들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통해 상당부분의 오해를 해소하고 상호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외화유출입 통제 가능한 세이프가드조치 확보 =우리 협상단은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시 외화유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단기 세이프가드조치와 함께 금융소비자·기관·시스템 안정을 위한 건전성 조치를 항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미국이 그동안 체결했던 FTA에서 한번도 인정한 적 없는 단기 세이프가드제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협상단의 성과로 풀이된다.
□국책금융기관의 특수성 인정 =산업은행, 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농협, 수협 등 국책금융기관들의 예외규정도 인정됐다.
이들 국책 금융기관들이 공적인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공하는 지급보증, 손실보전 등의 혜택이 계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
□국경간 거래 한정 허용 =우리나라에서 현지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하지 않고 해외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는 국경간거래는 수출입적하보험 등 무역관련 보험과 기업 구조조정 자문 등 금융부수서비스에 한해 거래가 허용됐다.
양국간에 어느 한쪽에만 존재하는 신금융서비스에 대해서도 현지법인 및 지점을 통해서만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감독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통한 허가제로 운영키로 했다.
□금융정보 해외처리는 2년 유예후 허용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정보는 해외본점 및 금융정보 처리기관에 위탁해서 처리할 수 있게 허용하되 FTA 발효 후 2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또한 한국에서 조성된 펀드의 원화자산운용 해외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도 2년 후에 다시 협의키로 했다.
□금융감독 투명성 제고 =미국측이 협상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감독당국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기관의 인허가 신청시 120일 이내(보험은 150일)에 결정토록 하고 감독규정 등을 제·개정할 경우 의견수렴기간도 20일에서 40일로 늘렸다.
감독당국의 행정지도시에도 실행가능한 범위내에서 의견수렴절차를 준수토록 명시했다.
□우체국보험 등 일부 공제기관 특수성 인정 =우체국보험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서민을 주요고객으로 하는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우체국금융위험관리위원회, 적립금운용심의회 위원의 과반수를 금감위가 추천·임명하고, 금감위가 우체국보험 재무제표, 결산서류 등을 심사해 제시한 의견을 따라야 한다.
가입한도 증액 및 기존상품 변경시에도 금감위의 의견을 따르도록 감독권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농협·수협·새마을금고·신협의 4대 공제는 3년 유예기간 후 지급여력기준에 대해 금감위가 감독하도록 했다.
□금융외의 부분에 대한 교차보복 금지 =양국은 금융협정을 위반할 경우 금융에만 보복할 수 있으며 이를 반도체나 자동차 등 금융외의 부분에까지 확대할 수 없도록 했다.
당초 미국측은 상대국이 금융협정의무를 위반할 경우 농업·상품 등 타업종에 대해서도 교차보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주장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국 금융감독기관간 협력 강화 =한·미 금융감독당국은 MOU체결 등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감독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국경간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보호문제 등의 해결도 협력강화내용에 포함됐다.
은행·증권은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보험은 보험워킹그룹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미국측이 강력히 요구한 부분과 우리측이 요구한 부분 등 협의 끝에 조정된 사항들이 많다.
보험상품과 관련해 미국은 심사과정에서 보험상품의 기밀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했으나 우리측은 심사과정에서 비밀이 유지되기 때문에 수용불가의 입장을 고수했고 결국 우리측의 입장이 받아들여졌다.
반면 미국측이 요구한 금감원 민원처리평가시스템의 순위발표방식은 미국측이 완화방안을 제시해 우리측이 수용했다.
또한 미국측은 보험상품 심사기간을 45일로 한정하는 내용도 주장했으나 우리측의 반대로 협정 발효일로부터 1년 이내에 네거티브 방식에 기초한 보험상품신고 정책을 채택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