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내부 간부들은 물론 국세청에 관심이 많은 외부인사들조차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귀동냥을 하는 이유는 '결심을 굳혔다'라는 주장과 '아직'이라는 주장이 팽팽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이 문제는 특정인에 관한 일이라 이야기를 꺼내기가 사실 썩 내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국세청이라는 공직의 최고위직에 있는 공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입소문을 타고 관심들이 대단하니 일단 현재 국세청 내부의 분위기를 전달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가장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중부청장 본인이겠지만, 웬일인지 언론과의 접촉을 하고있지 않는 상황이라 확인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주변정황을 종합해서 제한적인 판단을 해야하는데, '아직'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김 청장은 현재 아무런 일이 없는 듯 5월 중부지방국세청 관내 관서장 회의를 철저하게 준비시키는 등 정상적인 업무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소식입니다. 중부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용퇴를 결심한 사람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세청 사람들 사이에서 그의 얘기가 더욱 입방아에 올라 있습니다. 최고위직이 용퇴를 해주면 후배들의 '줄승진'이 이뤄질 텐데 길을 막고 있다는 거죠.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례와 대세의 흐름에 비춰 '곧'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왜 김 청장만 결단을 해야 하느냐. 어떤 근거로 그를 몰아세우느냐는 의문이 당연히 등장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국세청 사람들은 '충분'이라는 근거를 대고 있습니다. 저마다 내로라하는 쟁쟁한 동기(행시21회)들 중에서 그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부산지방국세청장, 그리고 끝내 중부지방국세청장 자리에까지 핵심보직을 무서운 추진력으로 올라섰습니다.
그래서 공무원 최고의 영예인 승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중간 간부들 사이에서는 '혼자 다 하려는 것이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국세청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지휘체계 때문이라는 논거입니다. 말을 하지 않았으면 모를까 전군표 국세청장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누구라도 알아들을 만한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김 청장이 결단을 미룬 채 장고를 하게 되니, 1만8000명에 달하는 전체 국세공무원이 모두 아는 현실에서 전 청장은 물론 국세청의 전통적인 모양새가 영 아니게 됐다는 것입니다.
국세청 조직의 가장 큰 특성은 국세청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사불란함입니다. 지난해 12월 결코 쉽지 않은 여론을 극복하고 종합부동산세 신고실적 98.2%라는 믿지 못할 성과를 거둔 것도 바로 이러한 국세청 조직특성 때문에 가능했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있습니다.
이에 김 청장을 따르던 국세청 사람들의 안타까움이 더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혼자만 대세를 모르는 것 같다"라는 것이지요.
국세청에서 청·차장직을 눈앞에 뒀다가 포기하게 된 사람들은 청·차장을 지낸 사람보다 몇곱절 많습니다.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으로 실시됐던 다면평가에서 상위에 랭크됐던 모 前국장도 결국은 오랜 시간 끝에 밀리는 형국에서야 용퇴를 결심했던 것처럼, 상황을 반전시킨 예는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국세청 일각에선 "누군가 강력한 힘으로 뒤에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김 청장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가 무모하게 특정 권력자에 기대거나 할 사람은 아니다"라는데 입을 모읍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키워왔을 국세행정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실현시키지 못하는 아쉬움과 누구보다 집념(?)이 강했던 그가 하루아침에 링위로 수건 던지듯 모든 꿈을 던지기는 힘들기 때문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집니다.
지금 국세청 사람들은 누구보다 국세청 조직을 아끼고 다시 태어나도 국세공무원을 꿈꾸겠다는 그가 결국 조직을 위한 명예로운 선택을 할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