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법인세법으로는 은행이나 보험, 글로벌 트레이딩 등의 국내 고정사업장 소득금액을 정확히 산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립대학교 오윤 교수(세무학과)는 26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국제조세와 고정사업장에 관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은행, 글로벌트레이딩 및 보험업은 각 지점이 마치 전체 기업의 축소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사들의 고정사업장에 대한 소득금액계산과 관련한 법인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먼저 "은행업에 있어 사업장간 자금거래는 제3자와의 자금거래의 연장선에 있다"며 "금융회사의 자금이전에 따로 꼬리표를 달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완전히 자회사의 경우와 같이 상정하고 세무상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를 작성할 수 있는가, 즉 누구의 대출로 볼 것인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과세는 국내지점의 자본금은 장부를 우선시하되 장부상 금액이 자산을 기준으로 할당한 금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것을 한도로 하도록 돼 있다"며 "은행업에 대해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자기자본의 산정, 내부대차거래의 인정범위에 있어 자의적이고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계산된 자기자금을 기본적으로 보도록 돼 있어 자산거래와 손익거래가 복식부기의 원리에 따라 정확하게 계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다국간 금융거래인 글로벌트레이딩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법인세법시행령만으로는 하나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해 위험과 책임을 공분하는 글로벌트레이딩의 경우 국내사업장에 귀속시킬 소득금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에 따라 글로벌트레이딩에도 사전가격승인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실체적인 기준개발보다는 개별 사안별로 독특한 상황을 감안해 합리적인 답을 찾도록 하는 제도개선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험업에 대해서도 "우리는 국내원천소득을 구분할 때 계약체결활동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이것이 국제영업에 있어 대안적인 방법인 우편, 인터넷 등이 증가하는 영업환경에서 적합한 것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외에서 투자자산관리기능이 이뤄지고 있을 때 국내사업장에 배분할 소득금액에 대한 보다 자세한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