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악의적 보도', '언론의 상투적 해석' 등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노무현 대통령 관련 보도에 대한 반박을 내놓던 청와대가 언론을 향해 또 다시 칼을 뽑아 들었다.
청와대가 문제시 삼은 건 바로 '서술어'. 청와대는 언론들이 기사에서 사용하는 '서술어'가 "상당히 주관적"이라며 이에 대한 변화를 촉구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14일 청와대브리핑에 '늘 비난만 하는 대통령' 이란 제하의 글을 통해 "저희가 가장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서술어는 '비난'"이라며 "특히 대통령의 말을 부정적으로 보도하려는 의도를 가진 기사엔 어김없이 '비난'이 붙는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특히 "한 방송의 보도를 예로 들며 대통령의 보도에는 '비난'이란 서술어를 사용하고 야당 대선주자 보도에는 '비판'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며 "서술어 하나만으로도 기사의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수용자로서의 진지한 의견으로 생각하고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어사전을 보면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흠을 나쁘게 말하는 것이라고 돼 있고 '비판'은 비평하고 판단함, 잘잘못을 들어 따짐"이라며 "사전적 해석으로 상당수 기사를 해석하면 대통령은 늘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헐뜯는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용어 하나로 자칫 대통령이 그저 남을 헐 뜯거나 '감정적 싸움'을 일삼는 지도자로 비치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는 대통령의 말에 대한 편견, 대통령의 표현방식에 대한 고정 프레임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편견이나 선입견이 깔려 있다보니 기사에도 그 같은 주관이나 가치판단을 개입시켜야 한다는 욕심 내지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앞으로 기사 작성시 두 가지 점을 살펴주길 바란다"며 "보도기사 특히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주관이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는 것이 맞는지, 또 대통령말고 다른 경우에도 '비난'이란 표현을 마구 쓰는지 형평성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에 대해 잘 봐 달라는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독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만 감정이 실린 용어를 즐겨 사용하는 편파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무심코 남용한다면 무지이고 알고도 사용한다면 악의다.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슬그머니 주관과 감정을 개입시키지 말고 떳떳이 옳고 그름을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