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옥션 등 인터넷 오픈마켓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소속 조사요원 40여명이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 13∼14층에 위치한 (주)옥션에 예고 없이 들이닥쳐, 인터넷 경매와 관련한 장부일체를 박스에 담아 영치해 갔다.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주)옥션에 대한 세무조사는 장부일체를 압수해 가는 심층세무조사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압수한 자료에는 (주)옥션의 법인조사 관련자료는 물론 옥션을 통해 인터넷 판매를 하는 판매업자 일체의 자료도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지난해 11월 서울옥션과 G마켓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사업자기준에 포함되는데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채 물건을 판매한 개인사업자들에게 거액의 세금을 추징한 것을 상기하며 크게 긴장해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옥션은 "국세청에서 지난 주 금요일(11일) 나와 회사의 협조아래 필요한 장부를 가져간 것은 맞다"며 "이번 세무조사는 5년마다 이뤄지는 정기세무조사일 뿐"이라고 조사의 의미를 애써 축소시키려는 모습이다.
■ 옥션 세무조사 왜 이뤄지나
지난해 11월 국세청은 제4차 고소득자영업자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한 무자료 신종 탈세수법을 공개했다.
당시 국세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여성의류를 판매하는 L씨는 친·인척 5인의 명의로 판매업체를 등록하고 동대문시장 등의 의류 도·소매업체로부터 무자료로 43억원의 의류를 매입, 인터넷을 이용해 58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세금한푼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는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한 판매업체의 경우 대부분 세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 신종 탈세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에 대한 정상적인 세원관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옥션 세무조사 파장 어디까지 미칠까
현행 세법에서는 사업목적을 갖고 반복적으로 물건을 팔아온 사람들은 사업자등록과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자로 봐 부가가치세는 물론 소득세 등을 납부하도록 규정 돼 있다.
특히 오는 7월부터는 바뀐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1과세 기간(6개월) 동안 1인이 10차례 이상 물건을 판매하고, 그 판매대금이 600만원이 넘는 자'는 사업자로 간주, 오픈마켓업체에서 사업자의 아이디를 사업자등록번호로 관할세무서에 등록토록 하고 있다.
결국 사업자의 판단기준은 6개월간 10차례 이상 판매를 했으며, 그 판매대금이 600만원 이상인 사람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는 옥션을 통해 물품을 파는 수많은 개인들이 부가가치세법상의 사업자등록 요건에 맞는지, 맞는다면 실제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데 조사력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개인사업자가 연간 2400만원에 미치지 않게 물품을 팔았다면 부가가치세 면제사업자에 해당된다"며 "실제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추징할 대상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이번 조사과정에서 판매횟수나 규모를 봤을 때 세금회피수단으로 인터넷 오픈마켓을 이용했다고 판단되는 사업자에 대해선 관련 부가가치세 추징은 물론 소득세와 가산세 등의 추징이 엄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