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정도세정'을 표방한 안정남 국세청장 시절엔 국세청 행정관리담당관으로서 기능별 조직개편 등 국세청 혁신을 이끌었으며, 이용섭 국세청장 취임 이후엔 세정혁신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조사국 비노출 운영' 등 세무조사시스템 개편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또 이주성 국세청장의 '열린 세정' 당시에는 국세청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국세청 정책홍보담당관을 맡아 '실질적인 혁신'을 주도했었다. 오늘의 국세청의 모습은 오 청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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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다. 영원한 참모, 그리고 영원한 장자방에 머물 것 같았던 그가 지난달 25일 국세청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장인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다. 이제 그에게 머리에서만 하는 혁신 외에 6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을 손수 이끌며 가슴과 발로하는 혁신의 사명이 주어졌다. 서울지방국세청장 물망에 여러번 오른 끝에 꿈을 이룬 오대식 청장. 어떤 인물인지를 살펴봤다. |
■ 영어로 꿈을 꿨던 사무관
오 청장은 국세청을 찾은 외국 손님에게 영어로 대화를 할 능력을 가진 몇 안되는 간부 중의 한 사람이다. 지난해 국세청이 치른 'OECD 국세청장회의'에서나 제프리 오웬스 OECD사무국장이 국세청을 찾았을 때도 그의 화려하고 유창한 영어실력은 빛났다.
오 청장이 이처럼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추게 된 것은 과거 사무관 시절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교육과정에서 최근의 영어마을처럼 절대적으로 영어만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
오 청장은 "이 때 영어교육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몇 주의 교육기간이 지난 뒤에는 꿈을 꾸는데 모든 말이 영어로 되더라"고 회고했다.
■ 5만원으로 '룸살롱 미션'을 완수하다
97년 강남세무서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오대식 서장에게 당시 문제가 됐던 고급 요정 등 유흥주점과 관련해 "실제 운영이나 소득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을 해보라"는 '청와대의 명령'이 떨어졌다.
고급 요정을 주로 누가 출입을 하면서 돈을 써대는지 등등을 샅샅이 파악해보라는 미션이 주어진 것.
오 서장은 즉시 부하직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해주고 상황파악을 지시했다. 아울러 본인 스스로도 현장에 나가기에 이른다.
이 때 개개인에게 주어진 실탄(=돈)은 단돈 5만원. 룸살롱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선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 탐문을 해야 하는데 '고급' 유흥업소에 들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오 서장은 이와 관련 "5만원을 들고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꾀를 냈다. 여종업원 1명을 불러 손에 5만원을 쥐어준다면 굳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그렇게 모든 상황을 알아냈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 책 한 번만 보고 행정고시 합격(?)
KS(경기고, 서울대) 출신에, 바둑 아마5단, 당구 500, 포커 수준급 등 예·체능(?)에도 능한 수재로 통하는 그에게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행정고시 수험시절 수험서를 1회독만 했다는 것.
당시 주변에서 "책을 한번만 보고 되느냐"고 묻자 "두번 보면 뭐 새로운 내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 오 청장은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정말로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사람일 것"이라며 "누군가 장난삼아 한 말이 와전된 것 같다"고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 변화와 개혁, 혁신은 그의 '닉네임'
오 청장이 과거 세무서에서 일을 할 당시 하루는 일요일 당직을 서는데 웬 사람이 택시번호판을 가지고 와서 세무서 입구에 놓고 가더란다.
월요일 다른 직원에게 뭔 일인가 묻고 나서야 당시엔 운행을 하지 않는 택시의 경우 번호판을 세무서에 갖다 놓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번호판을 갖다 놓는데도 아무도 누가 갖다 놓았다고 기록하는 사람이 없더라는 것. 이후 그는 국세청 본청으로 입성해서 제일 먼저 그 일을 없앴다.
이처럼 개혁성향이 강한 그는 과감한 추진력을 통해 이후 오래도록 세정혁신을 주도한 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9년 정도세정을 표방하며 제2의 개청을 선언한 안정남 국세청장 시절 그는 핵심 브레인으로 지역담당제 폐지는 물론 기능별 조직개편과 세무서 통·폐합을 주도했다.
이어 이용섭 국세청장 취임 직후 세정혁신추진기획단장을 맡아 '조사국 비노출운영'으로 대표되는 세무조사시스템 개편 등 국세행정 개혁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이후 이주성 국세청장 시절엔 국세청을 정부 부서 중 '혁신 상위'부서에 올려놓는 성과도 이뤄냈다.
조사국장 시절에도 그는 전군표 국세청장의 '따뜻한 세정'을 '조사건수 축소'라는 아이디어로 측면에서 지원했다. 다만 '종이 호랑이 세무조사'라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비해 '한번 하더라도 제대로 된 강한 조사'와 '범칙조사 강화'라는 IRS(美국세청)식 방식을 도입했다.
또 고소득자영업자의 과세정상화를 위한 자영업자 세무조사를 중단 없이 시행하는가 하면, 지방에서 오랜 기간 생존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면제 등 개혁조치로 중소기업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개혁조치는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서 '기능별 조직'은 다시 '세목별 조직'으로의 개편으로 또 조사국의 비노출 운영 등은 본래의 상태로 되돌려놔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현재진행형인 그의 혁신조치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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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식 서울지방국세청장은… 1954년 경남 산청에서 출생해 경기고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라는 재경직 고위관료는 다소 특이한 학과를 나왔다. 개혁적 성향이 강해 행시21회 선두주자 자리를 줄곧 유지했으며, 과감한 추진력을 통해 세정혁신을 주도한 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성·강남세무서장, 국세청 국제조세2과장, 본청 기획예산담당 |
이후 참여정부 들어와 서울청 조사3국장 겸 세정혁신추진기획단장, 조사1국장, 국세청 정책홍보관리관, 국세청 조사국장 등 요직을 거쳐 이번에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