某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멋지게 불어내던 색소폰. 남성들에게는 배움의 욕구를 여성들에게는 설레임을 안겨주던 악기지만 일반인들은 그저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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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보듯'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악기다. 더욱이 40대에 들어선 남자들이라면 색소폰이란 악기보다 '남자의 로망' 통기타에 애착을 갖고 있어 겉보기부터 다루기 힘들어 보이는 색소폰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진세무서 세원관리과에 근무하고 있는 류생규 계장(6급)은 "색소폰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이 인생을 다시 살게 하는 기회이자 나눔의 기회였다"며 "색소폰을 배우면서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하려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었다"고 소회를 풀어냈다. |
□ "유 생큐(you thank you)를 외치는 사나이"= 류 계장은 어릴 적 할아버님이 지어주신 이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중학교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thank you'라는 말을 모를 리 없기 때문.
그는 첫 인사부터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유 생큐 (you thank you) 이것만 기억하시면 제 이름은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전 언제나 제 이름처럼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유 계장은 사실 상대방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더 많이 들어야 하는 사람이다. 유 계장은 20여년 전부터 야학에서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여건이 어려워 공부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더 주고 싶은 마음으로 빠짐없이 야학 강단에 서고 있는 것.
유 계장은 "야학 강단에 서는 것 때문에 병아리 세무공무원 시절 윗사람들 눈치가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처음엔 대부분 업무지장을 이유로 반대했지만 결국 나중에는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외 공부가 필요한 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 '수학' 과목 강의도 하고 있다. 유 계장은 이런 넘치는 교육 에너지를 가진 탓에 지난해부터는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소득세법 강의도 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즐겁고 좋다. 또한 내가 가진 유용한 정보를 누군가에 전해 줄 수 있다면 더 좋은 일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연주가 더 즐겁다"= 유 계장은 부산지방국세청에서 활동 중인 색소폰 모임의 단원이자 지휘자다. 그는 "뜻이 맞는 직원들이 모여 5년 째 활동 중"이라며 "힘들게 시작한 모임인 만큼 오랫동안 함께 연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계장과 함께 활동하는 단원은 10여명. 그들은 관내 직원들의 경사가 있을 때 함께 참석해 자리를 빛내고 있다.
또한 그들은 연말에는 장애우들과 불우이웃들을 찾아가 공연을 하고 어버이날에는 독거 노인들이 모여 계시는 노인정 등을 찾아 '따뜻한 세정'을 일선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유 계장은 "사실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우리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되도록 많이 찾아가 우리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기를 연주할 때 나 역시 희열을 느끼지만 음악을 듣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 더 즐겁다"며 "자신은 영락없는 무대 체질"이라며 웃어 보였다.
유 계장은 전라북도 이리에 위치한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대에 진학해 학업을 마쳤다. 이후 그는 9급 공채로 국세청에 입문해 부가·소득세 업무를 거쳐 현재 부산진세무서 세원관리과에서 근무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