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으론 불가..정치적 부담 너무 커"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환경과 노동분야에 국한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우리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신축적으로 응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17일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신무역정책 내용을 보면 ILO의 핵심적인 노동보호조항 5개 의무준수 부과하고 국제환경 협약 의무준수 부과한다는 것인데, ILO의 5개 핵심 조항 중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4개 정도를 비준하고 있고 미국은 오히려 2개만 비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도 정부가 공무원 단체노동권을 부분적으로 제한하거나 복수노조 허용을 금지하고 있어 재협상에서 이를 수용한다면 우리 노동계에서도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우리보다 준수수준이 낮은 미국이 환경 노동문제에 국한해 협상하자고 한다면 미국도 동일하게 준수의무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도 신중하지만 신축적으로 협상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환경과 노동에 국한된 협상이라하더라도 재협상 이전에 양국간에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이 노동과 환경 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 추가적인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경우에는 우리가 크게 얻는 것도 없이 부담만 커진다"며 "미국이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렇다 해도 우리는 응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힘든 과정을 거쳐 FTA 협상이 일단락됐는데, 재협상을 할 경우 국내에서 찬반 논쟁이 재연될 수 있거나 경우에 따라 더욱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고 이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어 원칙적으로는 재협상에 응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