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장관은 개정된 국민연금법의 효율적 실행이 국가적 과제임을 감안, 숙련된 행정노하우와 함께 강력한 추진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22일 관가에서는 후임 보건복지부장관은 지금까지 추진됐던 과제의 마무리를 위한 내부승진의 가능성과 보다 강력한 추진을 위한 외부영입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
후임 장관 1순위로 점쳐지고 있는 변재진 차관은 보건복지부에서 잔뼈가 굵기보다는 오래도록 기획예산처에서 국가 예산문제를 다뤄오다가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변 차관은 참여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행정의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행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적임자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관계자는 "12월말 대선을 앞두고 선거중립 등의 이유를 들어 외부 인원을 끌어와 장관으로 임명하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다"며 "국민연금법 문제 등 내부적인 어려움과 부처의 사기독려차원에서 내부승진을 고려할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복지부 현안인 국민연금법 문제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정치권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가 늘어날 지출액에 비해 기금확보가 부족한 것이라는 본질에 비춰, 국가예산을 오랜 기간 다뤄온 변 차관이 문제의 실상을 가장 완벽하게 꿰뚫고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당면한 문제에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곧 닥쳐올 ▲4대 보험의 통합징수 ▲완벽한 소득파악을 전제로 한 공적부조 정책의 실현 등도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외부영입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보건복지부가 외부에서 장관을 영입한다고 하더라도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치인의 영입 가능성은 작다.
이에 따라 관가에서는 외부영입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로 전군표 국세청장을 꼽고 있다. 국세청의 업무특성이 국가 세입예산을 책임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세청장 역시 예산업무와 관련해선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과거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어 서울지방국세청장까지 지내다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영전했던 김성호 전 장관이나 조세연구원 원장출신 최광 전 장관 역시 보건복지부 장관 역할을 무리 없이 해냈다는 것도 전 청장을 꼽는 이유 중에 하나다.
특히 앞으로 전개될 4대 보험의 통합징수 업무와 공적부조정책이 성공하려면 저소득층의 완벽한 소득파악이 전제돼야 한다는 현실을 감안, 정책의 연결고리가 국세청과 보다 밀접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서 전 청장의 영입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말 적잖은 우려속에서도 98.2%라는 놀라운 종합부동산세 신고실적을 기록할 만큼의 검증된 행정력, 이미 검증된 도덕성(국세청장 임명시 인사청문회), 그리고 전 청장의 추진력과 조직장악 능력도 힘을 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