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특례'를 인정하는 이유는 (도시민에 비해)상대적으로 빈약한 농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측면이 강합니다. 기간요건을 둔 것은 무분별한 세금감면 혜택의 남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기간요건에 비해 다소 중요성이 떨어지는 요건이 있는데 바로 '거주요건'입니다. 거주요건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재촌자경(농지소재지에 거주하면서 직접 경작)'이 원칙입니다.
즉, '8년 이상 농지소재지에 집을 짓고 살면서(주민등록 등을 두고) 직접 토지를 경작'이 자경농지 양도세 특례를 적용 받을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인 셈이지요.
현행 법을 좀 더 정확하게 살펴보면 "자경농지 양도에 대한 양도세 감면규정 적용시 '농지소재지에 거주하는 자'는 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이와 '연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자"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연접한 지역'이란 개념이 있는데요. 이 개념의 해석을 놓고 과세당국과 납세자간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결과는 납세자의 승리, 납세자의 승리를 보조한 것은 국세심판원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 '융통성' 없는(?)과세당국의 해석, "땅덩이로만 연결되어야 한다"=인천시에 거주하는 납세자 A씨는 지난 2005년 보유하고 있던 (자경)토지가 지난해 수용되면서 8년이상 자경농지 혜택에 해당된다고 판단, 6300만원의 양도세 감면신청을 관할세무서에 청구했습니다.
A씨의 농지는 인천시 중구에 위치해 있었고 집은 바로 밑에 연수구에 있었지만 같은 시(인천시)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A씨는 현행 법상 기간요건과 거주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고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인 국세청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A씨의 토지소재지인 중구와 거주지인 연수구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연접하고 있기 때문에(지도를 찾아보시면 금방 알 수 있지요) 현행 법이 정하고 있는 '연접토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감면신청을 거부해 버린 것입니다.
국세청의 생각은 다시 말해 자경토지와 거주지의 구(區)가 다르더라도 '땅덩이'로 연결이 되어 있으면 연접지역으로 볼 수 있고 바다로 나뉘어 있다면 연접지역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논리였습니다.
참다 못한 A씨는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현행 법상 '연접'의 의미는 행정구역상 연접을 말하는 것으로 강이나 바다로 연접한 경우도 포함된다. 국세청이 이를 간과하고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말입니다.
□ 심판원의 판단, "행정구역이 같은데 바다면 어떻고 땅이면 어떠냐"=국세청이 A씨에게 들이댄 과세논리는 심판원에 의해 '근거 없는 논리'로 판명이 나고 말았습니다. A씨의 불복청구가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결정내용만 놓고 봤을 때는 심판원이 다소 (국세청에 비해)융통성이 있는 판단을 내린 셈입니다. 이 결정으로 A씨는 피 같은 세금 6300만원을 잃을 위기(?)를 넘겼지요.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현행 법상 자경농지에 대해 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뿐만 아니라 이와 연접한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까지 농지소재지에 거주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여기서 '연접'의 의미는 행정구역상 연접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A씨의 농지소재지와 거주지의 경계가 '육지'로는 연접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해수면(바다)로 연접되어 있고 행정구역상으로도 연접이 되어 있는 것(해수면 연접)으로 확인된 바 감면요건을 채운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국세청의 양도세 과세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