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관청이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줘야 하는 줄 잘못알고 이를 환급해줬다가 뒤늦게 환급해준 세금을 다시 추징하는 경우에도 소급과세금지원칙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대법원 2007.5.31 선고 2006두20754)이 나왔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달 31일 통신기기 전문 수입업체인 동원시스템즈가 2004년 제기한 11억475만8200원의 '관세 등 부과처분취소'소송에 대해 기각결정하고 피고인 관세청의 승소를 판결선고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초고속 인터넷용 ADSL 장비인 DSLAM 시스템 등을 수입해 오면서 지난 1999년 8월28일부터 2000년 7월1일까지 관세율 2.6%가 적용되는 품목으로 분류해 수입신고·납부해 왔으나 이후 관세율 0%인 품목으로 변경해 줄 것을 관세청에 신청했고, 관세청이 이를 받아들여 2001년 3월5일까지 이 물품을 무관세로 수입신고하고 기납부한 세액도 환급받았다.
그러나 관세청은 이후 품목분류위원회를 열고 2000년 7월21일 이 물품의 품목번호를 세율 2.6%인 품목으로 결정해 세관장에 통보했고 과세관청인 안양세관에서는 동원시스템즈가 그동안 무관세로 통관한 부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환급된 부분도 다시 추징고지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이에 관세청의 품목분류결정이 잘못됐으며 환급해준 세금을 다시 추징한 것도 신의성실 및 소급과세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2002년 11월5일 감사원에 불복청구를 했으나 감사원은 기각했다.
감사원은 동원시스템즈가 품목분류 변경을 신청하고 관세청이 재결정을 하기 전까지의 기간에 수입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추징 및 가산세가 취소되야 하지만, 기존에 환급된 부분에 대한 추징은 신의성실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후 동원시스템즈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고, 2심과 3심인 대법원에서도 결과를 뒤집지는 못한 것.
대법원은 특히 관세청이 공식적인 품목분류 결정을 내린 2000년 7월21일 이전에는 해당물품이 어떤 품목으로 분류되는지에 대한 관세청의 어떠한 공식적인 결정도 없었기 때문에 변경된 품목분류결정에 따른 관세 등의 경정부과는 정당하다는 원심의 결정을 확정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요건을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