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금]'3조9천억원'-지난해 세무조사 추징액

최근 국세청에서 흥미로운 숫자들을 줄줄이 발표했다. 지난 2006년 국세청이 6343개 법인과 개인사업자 3989명 등 총 2만2441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 도합 3조9051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는 발표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 1건당 추징액은 법인 평균 5억500만원, 개인 평균 1억1300만원. 전체 조사건수는 직전년인 2005년에 비해 13.5%줄었으나 조사 1건당 추징액은 법인은 6.2%, 개인은 95.6%가 증가했다.

이 같은 세무조사 추징액의 규모는 지난해 국세청이 거둬들인 세수(국세청 소관)가 130조3000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3%가량의 세수는 국세공무원들의 '노력'에 의한 세수(노력세수)로 채워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국세청이 발표한 각종 세무조사와 관련한 수치가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수치가 던져주는 가장 큰 의미는 바로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고발'이다.

단순히 법인 조사만 놓고 볼 때 외형 300억원 이상 대법인의 13.33%(815개 법인), 300억 미만 중소법인의 1.33%(4730개 법인) 등 극히 일부 법인들에 대한 조사로 3조원이 넘는 '탈루세금'이 발견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탈세문화'가 대한민국 경제현장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 수치적으로 증명된 셈. 불가능한 일에 속할지 모르지만 전체 법인을 조사할 경우 우리 나라 정부가 한 해 거둬들이고 있는 전체 세수를 '위협(?)'할 정도의 추징액이 나온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이 같은 뿌리 깊은 '탈세문화'는 대한민국이 좀 더 투명하고 공평한,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세청이라는 행정부서의 존재의미를 부각시켜주는 것과 동시에 막강한 '힘'을 갖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