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은 일 안 해도 월급 받나

김중회 부원장 검찰수사 이후 출근 안 하는데 급여 지급

기본급여 하루 54만원, 165일간 9천만원 

지난 1월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혐의로 전격 구속된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일을 하지 않는데도 기본급여를 계속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김중회 부원장은 불구속으로 재판중인 현재 직책은 유지하되 업무에서는 제외돼 출근은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도 기본급여를 계속 지급 받고 있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도 "(금감원)원으로는 출근하지 않는다"며 "가끔씩 오지만 일정을 잡고 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출근을 거의 하지 않을 뿐더러 출근에 대한 특별한 규정도 적용받지 않고 있음을 전했다.

기획예산처 및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 부원장의 연봉은 2006년 기준 2억2432만3000원으로 지난해 노무현 대통령의 연봉인 2억354만원보다도 많다.

이를 365일로 나눠 일급여로 따지면 61만4583원에 이른다.

이중 금감원이 밝힌대로 복리후생비나 상여금 등을 제외한 2억원의 기본급만 받았다고 해도 2억원을 일급여로 계산한 54만7945원을 1월8일 구속수사가 시작된 이후 165일간 지급한 셈이다.

모두 9041만원이 넘는다.

□출근 안해도 업무공백 없는 김부원장에 9000만원 지급

김부원장은 현재 임원의 주요업무인 결재권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검찰 구속수사와 함께 금감위가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직무가 정지된 상태.

김 부원장의 자리는 금감원에서도 은행·비은행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부원장직으로 현재 이 업무는 각각의 하위직인 은행담당인 김대평 부원장보와 비은행담당인 노태식 부원장보가 담당하고 있다.

업무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결재도 김 부원장이 아닌 두명의 부원장보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부원장의 출장시에도 부원장보가 결재를 대행하기 때문에 업무상의 공백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의 공백이 없다면 필요 없는 인력인데 필요 없는 인력에 그동안 9000만원이 넘는 급여가 지급된 셈.

□그렇다면 김 부원장은 왜 사퇴하지 않고 있는가

부원장의 해임은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감위의 제청으로 금감위원장이 결정하게 되는데, 파산선고나 금고이상의 형 및 벌금이상의 형을 선고받아야 하지만 김부원장에 대해서는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직무정지만 된 상태이다.

지난 5월 또다른 비리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던 금감원 직원 김某씨와 양某씨가 해임된 것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해임시 금감위 제청이 필요한 임원과 바로 해임할 수 있는 직원의 차이다.

김 부원장에 대해서는 재판결과에 따라 형이 선고되지 않으면 해임시키기 어려운 상황.

다만 직무정지로 업무를 이행할 수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업무진행시와의 차이를 두기 위해 금감원 내규의 보수규정에 따라 기본급여만 지급하도록 하는 차이만 있다.

결국 본인의 사퇴의지에 따라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현재의 규정으로는 2억원에 가까운 기본급여는 불가피 한 상황이다.

김 부원장은 지난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의 인수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으로부터 2억3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1월8일 검찰에 구속됐으며, 지난 3월15일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6월11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과 추징금 2억3500만원을 구형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