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관세부담 '줄이고', 대외 진출은 '촉진'
사업자등록 처리기간 단축 등 세제 간소화 추진
25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제2단계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에는 기업과세 합리화, 중소·벤처투자 인프라 혁신 등 105개 과제가 담겨 있다. 조원동 재경부 차관보 등 재경부 관계자들은 이들 방안 중 기업의 조세문제에 대한 개선을 위해 특히 신경을 썼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환경개선대책에 포함된 105개 개선과제 중 세제분야에서는 26개 과제가 담겨 있는데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기업 관세부담 경감 및 대외진출 촉진, 기업 관련 세제 간소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에 대해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개선방안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기업을 창업할 경우 사업용 재산에 대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려주는 방안과, 사업자등록 법정 처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는 내용이 그나마 '포괄적인' 기업 조세환경 개선대책으로 꼽힌다.
벤처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파트너십 과세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과 개성공단 투자기업에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은 이미 지난주에 발표돼 김이 샜다. 이러한 내용은 오는 8월 발표예정인 '2007년 세제개편안'에 다시 포함될 전망이다.
□ "벤처기업 세제혜택 늘어난다"=현재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소득발생 후 4년간 법인세를 50% 감면혜택이 주어지는데, 이러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창업 후 2년 이내에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아야 한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최소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6개월 이상 투자를 유지해야 하는 등의 벤처확인요건을 2년 이내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벤처 확인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벤처 창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 중심의 인적회사(합명·합자회사·조합)에 대한 파트너십 과세제도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파트너십 단계의 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고, 그 구성원인 파트너에게 배분해 과세하는 방식으로 법인세와 소득세의 이중과세를 방지하는 선진형 조세제도로 꼽힌다.
또한 한국 벤처투자조합의 자펀드에 출자한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기업과 대학의 연결고리인 산학협력단이 대학교수에 지급하는 직무발명보상금을 소득세 비과세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 관세가격신고 절차 간소화, 연구개발용품 관세감면 확대=수입신고시 과세가격의 산정근거를 신고하는 '관세가격 신고제도'의 간소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 소액물품이나 동일조건의 물품을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경우에도 매 건마다 신고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1만불 이하의 물품에 대해서는 가격신고 대상에서 제외되고 동일한 물품을 반복 수입하는 경우에는 1년 정도의 주기적인 가격신고를 허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부설연구소 등이 수입하는 연구개발용품에 대해서는 일정 품목에 대해 관세액의 80%를 감면하는 '연구개발용품 관세감면제도'의 수혜대상 품목이 대폭 늘어난다.
새로 지정되는 연구개발용품 관세감면 대상에는 ▲수분발생기 ▲항온발효시스템 ▲급수관 세정 시스템 ▲범프 형성기 ▲전기방사장치 ▲오존발생기 ▲담배제조기 ▲분말 코팅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혈압측정기 ▲전자혀 ▲다중빔 초음파 발생기 등 47개 품목이 포함됐다.
또한 30%의 관세감면이 이뤄지고 있는 공장 자동화 물품 항목에 단순기능 자동횡편기(스웨터 등의 무늬를 넣으며 옷을 짤 수 있는 기계)를 포함시키는 한편, 외국에서 유상으로 수입하는 금형에 대해 현행 8%의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 기업 해외진출 세제지원 확대=외국에 자회사를 갖고 있는 국내 모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늘어난다. 현재 해외 자회사의 금융차입을 위해 지급한 보증료는 업무무관지출에 해당돼 손금불산입이 적용되지만, 이를 손금산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를 위해 채무보증을 하고 대외변제시 취득하는 구상채권의 대손금에 대해서도 현재는 손금산입을 허용해 기업의 대외진출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기업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적용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사업용 자산투자금액의 7%를 세액공제해주는 이 제도는 정부가 시행중인 조세감면제도 중 감면규모(연간 2조원)가 가장 크며, 기업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제도로 꼽히고 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올해 일몰 예정이지만, 일몰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기업과 개성공단과의 차별을 없애겠다는 게 재경부의 방침이다. 지난 10여년간 일몰이 계속 연장돼 온 이 제도는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올해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어서 내년부터 개성공단 기업에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기업관련 세제 간소화=법인세 신고기한이 현행 '사업연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서 '사업연도 종료일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바뀐다.
월중에 사업연도가 끝나는 유동화 전문회사(SPC)와 같은 법인들이 법인세 신고기한을 말일로 혼동해 신고불성실 가산세를 내는 사례를 막기 위해, 아예 신고기한을 일반 법인과 일치시킨 것.
현행 7일로 규정돼 있는 사업자등록 법정처리기간은 5일로 단축돼 회사를 설립할 때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특별소비세를 여러 군데의 세무서에 납부해야 하는 사업자가 제조장에서 총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소비세 총괄납부제도'의 승인절차가 간소화된다.
현재는 특소세 총괄납부 신청일로부터 30일 내에 지방국세청장이 승인여부를 결정해주고 있지만, 20일 이내에 세무서장이 승인할 수 있도록 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