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회 윤리위 개최-국세청의 징계 요청 '일언지하'에 거절
납세자에게 세무대리서비스 용역을 제공하고 있는 세무사가 본인의 수입금액을 누락했다면 세무사 자격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까. 아니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까.
물론 수입금액 누락과 관련한 탈루세금은 관련법에 따라 추징되어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세무사 자신의 사업과 관련된 것에 대해 전문 세무사로서의 자격에 문제를 삼아 징계를 내릴 수 있는가 하는 것.
현행 세무사법 12조에는 세무사가 성실이 그 직무를 수행해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실의무'가 규정돼있다. 그러나 세무사 본인의 탈세가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지, 또한 징계를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정부와 세무사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
정부는 납세자의 성실납세를 보좌하기 위해 기장대리업무를 수행하는 세무사가 본인의 수입금액을 누락한 것은 세무대리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행위이며, 직무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무사회는 세무사 본인의 수입금액 누락은 납세자로서 저지른 행위이기 때문에 가산세 부과와 같은 제재 외에 세무사 자격에 대한 징계를 가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5월 서울 지방법원에서는 재정경제부의 세무사 징계위원회에서 수입금액 누락 등으로 인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한 세무사가 자신의 수입금액 등을 누락한 것은 직무수행과 관련이 없다며 재경부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재경부는 세무사에 대한 징계처분이 정당하다며 지난 1월 고등법원에 항고해 놓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세무사회가 수입금액 누락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세무사에 대한 국세청의 징계요청을 거절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세무사회에 따르면 세무사회는 지난달 27일 열린 윤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혐의로 국세청이 징계를 요청한 27명의 세무사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번 세무사회 윤리위의 결정은 세무사회로선 세무사 본인의 수입금액 누락이나 비용과다 계상 등 세법 위반행위와 관련해 세무사로서 징계를 받는 것은 '절대 불가'라는 세무사회의 입장을 재차 확인 것이다.
현재 국세청은 세무사법 제12조(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 재경부 세무사 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며, 이 가운데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재경부 징계위원회 대신 세무사회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세무사회는 국세청의 징계요청이 있었지만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27명의 세무사들은 '개별 납세자'로서 자신의 세무신고를 하면서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비용을 과다계상했기 때문에 세무사법 위반으로 인한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세무사회가 국세청의 세무사 징계요청을 전면 거절함에 따라 세무사가 자신의 수입금액 누락 등에 대한 징계와 관련 정부와 세무사단체간의 갈등이 깊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