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변(?)'은 없었다. 국세심판원이 스타타워를 매각 거액의 차익을 먹고 세금을 내지 않았던 외국계 투기펀드 론스타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추징액은 정당한 과세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남은 것은 론스타측이 심판원 결정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다. 론스타측은 심판청구 제기에 앞서 국세청이 추가로 내라고 통보한 세액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세청 세무조사 자체가 정당성이 결여된 행위라는 것을 항변한 것이나 다름없다.
행정심판 단계가 론스타의 패배로 귀결됨에 따라 론스타가 이 문제를 법정다툼으로 비화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정부가 내세운 과세논리와 다른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남은 문제는 론스타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불복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심판원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론스타가 관련 세금을 납부할 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지난해 4월 기자회견을 통해 심판원이 과세가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이행하겠다는(세금을 내겠다)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따라서 론스타가 심판원 과세에 불복,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세금은 낼 것으로 전망된다.
□ 론스타 심판청구, 1년4개월의 '대장정'=론스타가 심판원에 과세불복을 제기한 시점은 지난해 3월말경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1년4개월여가 걸린 셈이다.
통상 심판원의 (민감성이 높을 경우)건당 처리 일수가 평균 150일∼190일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이 건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고 내용 또한 복잡했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론스타는 단계적인 절차를 거쳐 총 25건에 달하는 불복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건은 이번에 기각결론이 내려진 스타타워 매각차익에 대한 과세부분이며 나머지는 론스타 자회사들이 낸 불복청구다. 합계액은 1400억원에 달한다.
심판원은 지난 4월부터 심판관 회의 개최 등 구체적인 심리절차 등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핵심불복에 해당하는 스타타워 매각차익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린 것이다.
□ 세금 한 푼 안내고 불복, '혹덩이' 붙인 론스타=현행 법상 국세청이 고지한 납기일까지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가산금'이 붙게 된다.
론스타가 심판원 결정에 따라 세금을 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 동안 세금을 내지 않고 불복을 진행해 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론스타는 본래 부과된 세액에 더해 많은 액수의 가산금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법상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가산금과 중가산금이 부과된다. 따라서 론스타의 경우 국세청이 부과한 1017억원의(스타타워 조사 추징액 기준) 세금을 납부기한까지 내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의 가산금(30억5100만원)이 붙게된다.
중가산금의 경우 납부기한 경과일부터 매월 1.2%씩 붙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론스타 심판청구 결론이 18개월 가량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21.6%의 중가산금(219억6700만원)까지 합쳐져 총 1267억원 수준의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
불복제기 총액 기준(1400억여원)으로 계산할 경우 론스타가 내야할 세금의 액수는 1750억원을(가산금 3%=42억여원, 중가산금 21.6%=311억여원 등) 넘어서게 된다.
론스타가 심판원 결정에 따라 세금을 내게 된다면 더 이상 추가적인 부담은 생기지 않지만 세금을 내지 않은 상태로 다시 법정다툼에 휘말릴 경우 중가산금이 최대 5년(60개월, 매달 1.2%씩 총 72%)까지 부과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세금의 액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