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최근 빠르게 증가하며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년 후 40조원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부문 전문 직원 7명을 충원했다.
또 올해 새롭게 성과평가지표(KPI) 점수 30점을 퇴직연금에 배정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목표의 100%를 넘을 때 점수를 주는 방식에서 실적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이를 통해 현재 660억원 수준인 퇴직연금 실적을 세배 늘릴 계획이다.
은행권내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점유율은 작년말 6.5%에서 상반기말 15%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14개 정부투자기관 중 석유공사와 조폐공사 등 5개 기관의 사업자와 2개 기관의 컨설팅사업자를 맡으며 공기업 대상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하반기에 공기업과 함께 외국인투자기업을 중점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상품을 찾는 다국적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해외에 있는 본사와 거래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이 연금사업자로 등록돼 있지 않아 국내 금융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반기 733억원의 실적을 올린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3천억원으로 확대하고 20여명인 퇴직연금 담당 직원 수도 내년말까지 5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역 조합의 가입에 힘입어 1천263억원의 실적으로 은행권 퇴직연금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는 농협은 전국 곳곳에 포진해 있는 영업망을 활용하기 위해 영업점 직원들의 마케팅 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상반기 실시했던 시상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작년 9월부터 퇴직연금 고객센터와 전담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이미 퇴직연금 사업을 맡고 있는 코트라(KOTRA) 등 4개 공기업 외에 다른 공기업과 중견기업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하반기 퇴직연금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작년말 8천억원에 불과했던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 5월말 1조1천371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이 2010년에는 44조원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은행들이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아직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가입하지 않고 있지만 세제혜택이 차별화되는 2010년을 전후로 퇴직연금 가입추세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