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도 꿈틀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자금을 많이 이용하거나 신규대출 받기를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신용대출금리도 올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 고객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중기대출 급증 속 금리도 가파른 상승 = 은행권 중기대출 증가액은 4, 5월 7조원대에 이어 지난 달에는 사상 최초로 8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은행자금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중기대출 급등을 과잉유동성의 `주범'으로 꼽고 콜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상태여서 중기대출 금리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여파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취급하는 중기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주간단위로 고시하는 국민은행[060000]의 3개월 CD 금리 연동 중소기업 대출 최저 금리는 지난 주 연 6.06%였으나, 이번 주부터는 0.06%포인트 오른 연 6.12%가 적용됐다.
국민은행의 중기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연 5.86%에서 올해 5월 말 연 6.13%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 소폭 인하된 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중기대출 금리는 신용등급이 `BB'이면서 전액 부동산을 담보로 10억원 가량을 빌린 중소기업에 대한 최저금리를 산출한 것이다.
작년 12월 말 최저금리로 10억원을 대출받은 중소기업이라면 연간 이자부담액은 5천860만원에서 6천120만원으로 260만원이 늘어나게 됐다.
우리은행의 중기대출 최저 금리도 콜금리 인상 전 연 6.06%에서 이번 주에는 0.04%포인트가 상승한 6.10%가 적용됐다.
하나은행의 CD연동 중기대출 금리도 우량 고객의 경우 지난 주 연 6.14%에서 이번 주 6.21%로 0.07%포인트 급등했다.
◇ 환율하락까지 겹쳐..기업 '이중고' = 이처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가뜩 환율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금수입으로 이자조차 갚을 수 없는 현금흐름이자보상비율(현금수입을 차입금으로 나눈 것) 100% 미만인 중소기업 비중은 지난해 30.4%로 전년의 26.1%보다 늘어난 상태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기업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콜금리 인상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가 호전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서 빚을 많이 진 업체들의 금리부담은 아무래도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신용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 = CD금리와 연동한 신용대출 금리도 꿈틀대고 있다.
CD금리는 콜금리 인상 직후인 12일 연 5.06%에서 13일에는 연 5.07%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CD금리 변동에 따라 매주초 금리를 고시하는 국민은행의 경우 개인신용대출상품인 'KB신용테크론'의 금리는 연 6.79~12.39%에서 16일부터는 연 6.85~12.45%로 0.06%포인트 인상된다.
직전 3영업일간 평균 CD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우리은행의 직장인신용대출 금리도 콜금리 인상 전인 12일에는 연 6.60~10.50%였지만 16일엔 연 6.64~10.54%가 적용된다.
우리은행과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신용대출금리도 역시 16일엔 13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금리가 적용된다.
이밖에 변동금리 마이너스통장 대출자들도 역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이자 부담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금리가 추가 인상될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은 자금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갚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