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저축은행들의 수신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것은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저금리 기조에서 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확정금리를 내세워 끌어들였던 자금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징후로 간주된다.
17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와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5월말 기준 110여개 저축은행의 수신은 46조5천802억원으로 4월말에 비해 885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월별 수신이 감소한 것은 1999년 4월 이후 8년1개월만에 처음이다.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확정금리 상품을 찾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았던 금융 소비자들이 이제는 저축은행에 자금을 재입금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축은행들의 월평균 수신 증가액은 6천억원대였지만 올 들어 5월까지는 4천억원대로 2천억원 가량 감소했다.
수신액은 지난해 12월 1조2천억원 늘어난 이후 1월 6천억원, 2월 8천200억원, 3월 3천600억원 4월 3천700억원으로 증가규모가 계속 줄어들다가 5월 들어 마침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1월 영업이 정지된 전남 대운저축은행의 예금 자산이 예아름저축은행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980억원의 자금 인출이 발생한 것도 수신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주요 자산 운용처 중 하나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시장에 대한 위험이 고조되면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낮아진 데다 시중은행들과 금리차도 줄어들면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 같다"며 "적절한 규제완화를 통해 자금 운용처의 다각화를 유도하지 않으면 저축은행 업계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증시도 호황을 보이면서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재유치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6월에도 예금 잔액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