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이 보험사.저축은행.상호금융사 등 비은행권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부업체들이 다시 한번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와 저축은행은 비은행권에서도 상대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 대부업체 반사익 얻을 듯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억원 이하 담보물에 대한 DTI 규제가 비은행권에도 적용됨에 따라 대부업체들이 상당한 반사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은 이미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와 DTI 규제를 모두 적용받고 있고 8월부터는 보험.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권도 LTV와 DTI 규제 대상이 된다.
금융감독당국이 일부 금융소비자들이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은행권에서 비은행권으로 이동,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대부업체 혼자 이같은 풍선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의미다.
특히 외국계 모회사의 탄탄한 자금지원을 토대로 국내에서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전문 대부업체들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이들은 간판만 대부업체일 뿐 대출금리를 7~8%대로 하면서 LTV를 70~80%까지 적용해준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이번 DTI 규제가 시행될 경우 대부업체가 상당한 풍선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권한은 행정자치부가 쥐고 있어 현재로선 대응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 보험사.저축은행 타격 예상
보험사와 저축은행은 이번 규제안 부과로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험사는 6억원 이하 DTI 규제 측면에서 은행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
다른 비은행권 회사들은 서민금융회사란 이유로 어느 정도 예외를 인정하지만 보험사는 이같은 예외 대상이 되지 못했다.
저축은행 역시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보험사에 비해 DTI가 5~10%포인트 가량 더 적용되지만 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높아 결국 대출한도는 같아지게 된다.
DTI는 부채 상환액을 개인의 소득과 대비 시키는 개념인데 저축은행은 은행.보험사에 비해 금리가 1~2%포인트 가량 높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채 상환액이 많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대출한도는 결국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일례로 2천만원 연소득자가 약정만기 15년, 원리금균등분할상환방식으로 기타부채가 없이 DTI 70%를 계산할 때 대출금리를 6.8%로 적용하면 1억3천2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같은 조건으로 대출금리를 8.7%로 넣으면 대출한도가 1억1천700만원으로 줄어든다.
DTI를 은행에 비해 높게 적용해줘도 대출금리가 높아 이같은 효과가 상쇄된다는 의미다.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회사는 이번에 6억원 이하 담보물에 대해 새롭게 DTI 규제를 적용받게 됐지만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
상호금융사는 시중은행들과 대출금리가 비슷한 수준이어서 5~10%포인트 가량 높게 적용되는 DTI가 은행에 비해 대출한도를 상대적으로 많도록 해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대부업체는 금융감독당국의 대출규제를 자양분으로 생존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