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서로 다투다 극적으로 화해했던 동아제약 '박카스 부자'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점점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영권을 두고 다시 한번 표 대결의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대립관계에 있는 둘째 아들 강문석 동아제약 이사 겸 수석무역 대표는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동아제약에 보냈다.
여기에는 강문석 이사 편에 선 유충식 동아제약 이사와 수석무역, 한국알콜산업 등도 가세했다.
이 요구서에서 강문석 이사 측은 "현재의 동아제약 경영진을 신임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이사들을 추가 선임하고자 하니 임시주총을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강문석 이사와 유충식 이사는 지난 2일 동아제약 이사회가 재무구조 개선 명목으로 자사주(7.5%)를 교환사채(EB) 발행으로 매각하기로 결의하자, 이는 경영권 분쟁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의 경영진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특정 우호세력에게 이전해 경영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전격 제기했었다.
이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가까스로 봉합됐던 박카스 부자의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강문석 이사 측은 동아제약 이사회 멤버로 다시 들어가긴 했지만, 현재 비상임 이사 신분으로 실질적으로 회사경영에 참여하지 못한 채 배제된 것으로 느끼고 있으며, 이는 지난 3월 말 서로 타협하면서 합의했던 경영참여 약속을 어긴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강문석 이사 측의 공세에 동아제약 측은 당혹해 하고 있다.
동아제약 측은 일단 강문석 이사 측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면서 제기한 요구사항이 너무 추상적이라며, 어떤 이사를 몇 명이나 새로 선임하려고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지난 19일 강문석 이사 측에 보낸 상태다.
동아제약 측은 이에 대한 강문석 이사 측의 답변을 받아보고 난 뒤 이사회를 소집, 강문석 이사 측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수용할지 아니면 거부할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강문석 이사 측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강문석 이사 측은 동아제약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날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에 호소하고 나서 양측의 갈등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