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가정의 약 4분의 3이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탈리아의 민간 싱크탱크인 경제연구분석연구소(ISAE)가 밝혔다.
20일 ISAE의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정의 74%가 자신들이 "존엄한 존재"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전했다.
그 대신, 이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가까스로 꾸려 나가는 정도라고 답했다고 ISAE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의 정부 공식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정의 11.1%만이 2인 가족 기준으로 월 936 유로(118만3천원)의 '빈곤 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ISAE는 이탈리아 국민들이 느끼는 '가난하다'는 수준은 1인 기준으로는 월 1천300 유로, 2인 기준으로는 1천800 유로, 4인 가족 기준으로는 2천 유로 등으로 Istat의 공식 통계에 비해 훨씬 높다.
연구소는 특히 유로화를 유럽 단일통화로 채택한 2002년 1월 이후 인플레가 심화됐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2003년 이후 스스로 가난해졌다고 주장하는 가정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령과 소득, 직업을 불문하고 대다수의 소비자가 2003년 이후의 인플레율을 연평균 최소 25% 이상으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Istat의 공식 통계 상으로는 같은 기간의 인플레율은 연평균 10%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주 이탈리아 중앙은행은 지난 3월 가계 부채가 작년 동월에 비해 11% 증가한 4천930억 유로(622조8천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