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장수기업의 조건-노사관계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지 40년 이상된 종업원 1천명 이상의 장수기업 10곳을 분석한 결과 장기간 분규가 없었던 5개사의 최근 20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9.2%로 최근 10년내 분규를 겪은 적이 있는 5개사의 3.5%에 비해 2.6배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2005년말 기준 국내 거래소 상장기업의 평균 수명은 32.9년, 코스닥 등록기업은 16.7년으로 전체 평균은 23.8년에 불과한 점으로 봤을 때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명은 30년을 넘기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연령이 50년을 넘었고, 종업원이 1천명 이상인 상장기업 중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7% 이상, 영업이익률이 6% 이상인 삼양사, 유한양행,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동국제강 등 5개사를 분석해본 결과 이들 고성과 장수기업은 노사협력이라는 특유의 핵심인자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분석대상 기업의 특성으로 ▲가족문화에 기반한 강한 일체감 형성 ▲고용안정과 직원에 대한 투자 중시 ▲개인고충 해결에 주력 ▲노사 동반자의 문화를 꼽았다.
연구소는 60년 이상 장수했으면서도 업계 최고 지위를 유지해온 듀폰, P&G, 코닝, HP, 도요타 등 5개 글로벌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직원 존중을 핵심가치로 여기고 경쟁력 우선의 노사관계를 갖고 있으며, 불만이나 문제점을 현장에서 해결하는 현장완결형 조직관리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또 노사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 돼 있는 가운데 노사문제 예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고, 국적.인종.성 측면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국내 장수기업과 글로벌 장수기업의 노사관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국내 장수기업의 인사관리는 주로 마음.정서관리에 치중하고 CEO의 경영스타일에도 크게 의존하는 반면 글로벌 장수기업은 의사소통채널, 고충처리 등 노사관계관련 제도가 합리적으로 정착돼 있어 안전성과 지속성이 보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국내기업이 세계적인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CEO 방침에 좌우되는 직원존중을 핵심가치로 내재화하고, 마음과 정서 위주 관리방식을 원칙과 제도에 입각한 현장완결형 시스템으로 제도화하는 한편 노사협력을 단절적 협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시적 협력으로 전환하고, 국내 종업원 중심에서 인종 등 글로벌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