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공직부조리를 일벌백계하기 위해 세무·공사계약 등 비리에 취약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를 벌여 국세청의 성남·수영세무서 등 9개 기관 16명에 이르는 공무원들의 위법·부당 행위를 무더기로 적발, 해당기관에 징계 등을 요구했다.
특히 감사원은 증여세 결정 업무처리를 태만하게 한 성남세무서 직원 1명과 탈세관련 제보를 부당하게 깔아뭉갠 수영세무서 직원 1명을 징계 요구했으며, 성남세무서와 수영세무서에는 부족징수한 증여세 2486만원과 부가가치세 등 7094만원을 추징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1일 "세무·공사계약 등 취약분야와 관련한 공직비리가 끊이지 않아 공직부조리를 일벌백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1일부터 한달여의 기간동안 감사인원 27명을 투입해 집중적인 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성남세무서에서 상속·증여세 등 개인제세 조사 및 부과업무를 담당하는 조사2과 소속의 A조사관(7급)은 지난 2005년 B씨의 증여세 신고와 관련한 조사를 배정 받았다.
당시 B씨는 동생으로부터 빌린 7억원에 대한 적정한 이자율을 곱해 증여세 3459만원을 정당하게 신고했지만, A조사관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가 평소 잘 아는 세무사가 아무 증빙이 없이 "당초 차용한 돈은 7억원이지만, 나중에 3억5000만원은 되돌려줬다"는 말만 믿고 증여세 2486만원을 깎아줬다.
감사원은 "A조사관은 증여세를 깎아준 보름쯤 뒤 문제의 세무사 사무실에서 세무업무를 잘 처리해 준 명목 등으로 현금 100만원을 받았다"며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국세청장에게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조사관이 소속된 성남세무서장에는 납세자 B씨 주소지관할 고양세무서장이 부족 징수한 2486만8900억원 추가징수 결정하도록 조치할 것도 함께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영세무서 조사과 C조사관(7급)은 지난 2005년 8월 "관할지역 빌딩소유주 D씨가 임대수입을 축소 신고해서 탈세하고 있다"는 제보에 대해, 8월말부터 9월초까지 D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감사원은 "당시 C조사관은 D씨의 구두진술과 금융기관 거래내역을 통해 매월 2500만원의 임대수입이 입금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건물주인 D씨가 추징세액을 낮춰달라는 부탁을 하자, 매월 500만원의 임대수입을 깎아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C조사관은 D씨의 직원명의계좌로 입금된 임대수입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C조사관이 조사과정에서 작성한 엑셀화일에는 직원계좌 입금내역까지 확인돼 있었다"며 "건물주 D씨가 부탁을 통해 월 500만원씩 줄였다는 것을 볼 때 C조사관의 변명은 이유가 안된다"고 못박았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C조사관에 대해선 규정대로 징계할 것을 국세청장에게 요구하는 한편, 수영세무서에는 부족징수한 부가가치세 2184만원을 즉시 징수하고 D씨의 관할세무서에 소득세 4910만원을 추징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 도로개설공사비 지급 및 설계변경업무의 부당처리로 24억8140만원을 과다책정한 부천시 공무원 2명을 파면토록 조치하고, 해당금액을 감액토록 시정하는 등 국무총리실과 행자부 등에 대해서도 감사결과에 따라 조치했다.
